김정태 전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대장동 개발 과정에서 뇌물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곽상도 전 국회의원에게 대장동과 관련한 부탁을 받은 적 없다고 진술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재판장 이준철 부장판사)는 23일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로 기소된 곽 전 의원의 공판을 열어 검찰 측 증거에 관한 변호인 의견을 청취했다.
곽 전 의원 변호인은 검찰 신문 조서를 공개했다. 신문 조서에 따르면 김 전 회장은 검찰에 곽 전 의원을 2017년 처음 만났고 같은 식당에서 식사하던 중 우연히 지인을 통해 소개받아 인사했다고 진술했다. 김 전 회장은 "식당에서 만나 인사하기 전에는 곽 전 의원을 전혀 몰랐고 만나거나 연락한 일도 없다"며 "2017년 이후로도 연락하거나 만난 일이 없고 어떤 부탁도 받은 적 없다"고 언급했다.
변호인은 "이 진술 조서가 작성된 시점은 2021년 12월 30일"이라며 "피의자 신분이었던 곽상도 피고인에게 알선수재 혐의로 1차 구속영장이 청구됐다가 법원에서 기각된 이후"라고 강조했다.
검찰은 곽 전 의원이 2015년 화천대유자산관리와 하나은행이 구성한 '성남의 뜰' 컨소시엄이 무산되지 않도록 도움을 준 대가로 아들에게 퇴직금 명목으로 50억 원(세금 제외 25억 원)을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김 전 회장이 부탁을 받지 않았다고 진술한 상황이다.
검찰은 곽 전 의원 아들이 대리 직급에 맞지 않게 퇴직금과 성과급, 위로금 등으로 거액을 받았다는 입장이다. 이 금액이 합리적이지 않은 만큼 돈을 곽 전 의원에 대한 뇌물로 간주하고 있다.
곽 전 의원은 아들이 회사에서 퇴직금 명목 등으로 거액을 받은 사실을 알지 못했다는 견해다. 화천대유에도 특정 도움을 주지 않았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