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타 10년 앞서 점유율 두 자릿수
강(强) 달러 기조 속, 수출 물량 확대
전기차 판매 테슬라 이어 2위에 올라
인플레이션 감축법 시행 여부가 관건
현대차그룹이 올 한해 역대 최대 시장 점유율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23일(현지시간) 미국 CNBC 방송은 “현대차그룹이 미국에서 올해 '최고의 한 해'를 예약했다”며 “현대차와 기아, 제네시스를 모두 포함해 미국 신차 시장 점유율 11%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했다. 점유율 11%는 1986년 현대차를 시작으로 현대차그룹이 미국에 진출한 이후 36년 만에 최대치다.
두 자릿수 점유율을 달성하는 데 걸린 36년도 이례적이다. 이는 일본 토요타보다 약 10년이 빠른 기록이기도 하다.
특히 부가가치와 상대적인 마진율이 높은 데다 미래 성장 동력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전기차 부문의 약진이 큰 힘을 보탰다. 현대차는 3분기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제네시스 GV70 전기차를 제외하면 100% 한국생산 수출분이 일궈낸 실적이다.
미국 소비자 전문매체 컨슈머리포트의 ‘제이크 피셔’는 CNBC의 관련 보도를 통해 “현대차와 기아차가 처음 미국에 들어왔을 때는 단지 값이 싸다는 평가만 받았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가성비가 좋은 차에서 이제는 매우 경쟁력 있는 차로 올라섰다”고 말했다.
특히 올해 들어 강(强)달러 기조가 지속한 가운데 적극적인 수출 물량 대응에 나선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도 이어진다. 올해 국내 완성차는 전체 생산의 69%를 수출 시장으로 보냈다. 전년 대비 35% 이상 급등한 환율 효과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셈이다. 예년 수출 비중은 40%대였다.
반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은 향후 2년간 전기차 부문에서 현대차그룹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우려된다.
미국 바이든 행정부는 미국 현지에서 생산한 전기차에 한해 세액공제 형태의 보조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국내 생산 전기차가 미국에 수출될 경우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되는 셈이다.
현대차그룹은 2025년 상반기 준공을 목표로 삼았던 현지 전기차 전용공장 준공을 앞당겨 2024년 하반기 양산을 준비 중이다. 나아가 우리 정부와 함께 IRA의 한시적 유예 등을 촉구하고 있다.
앞서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지난달 조지아주 전기차 공장 기공식에서 CNBC와 인터뷰를 하고 세액공제 제외와 관련해 “단기적으로 IRA는 고객들의 선택에서 우리에게 다소 제약을 가져올 것”이라면서도 “장기적으로 매우 견고한 계획을 하고 있다. 우리는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