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라인 매장은 소비자들 놀랄 정도로 한산
인플레 영향에 소비 열기 뜨겁지 않아
어도비의 마케팅 데이터 분석 솔루션인 어도비애널리틱스에 따르면 블랙프라이데이인 전날 미국의 온라인 쇼핑 규모는 전년 대비 2.3% 늘어난 91억2000만 달러(약 12조2025억 원)로 집계됐다. 90억 달러를 넘어선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추수감사절인 24일 52억9000만 달러를 기록한 데 이어 이틀 연속 온라인 매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전자상거래의 일상화가 블랙프라이데이 쇼핑을 분산시키면서 새로운 광경을 연출하고 있다. 할리 핀켈스테인 쇼피파이 대표는 “소비자들이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진입 지점이 웹사이트나 앱 등으로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또 올해 할인 시즌이 예년보다 일찍 시작하면서 언제든 쇼핑을 할 수 있는 온라인 거래에 소비자들의 관심이 쏠렸다. 이에 블랙프라이데이 당일 이른 아침 한정된 시간에만 할인 판매되는 ‘도어버스터’를 구매하고자 길게 줄을 섰던 모습이 자취를 감췄다.
그러나 2%대의 온라인 쇼핑액 증가율은 8%대의 물가상승률에는 크게 못 미친다. 온라인 소비가 늘었지만, 인플레이션과 경기침체 전망에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는 상황을 반전시키기는 어렵다고 해석할 수 있다. 지에 장 메릴랜드대 마케팅 교수는 “인플레이션은 40년 만에 최고수준이고, 대다수 가정의 예산이 모든 면에서 압박을 받고 있다”며 “사람들이 지갑을 열 의지가 없다”고 지적했다.
23일 발표된 미시간대 11월 미국 소비자심리지수는 56.8로, 전월보다 5.2% 하락했다. 1년 전보다는 15.7% 하락한 것이다. 미시간대는 “계속된 인플레이션 여파로 차입비용이 증가하고 자산 가치가 하락하면서 소비자 태도가 위축됐다”고 설명했다. 소비자들은 음식과 휘발유 같은 필수품에서만 예산의 상당 부분을 지출하고 있다.
상품 할인율이 이전만큼 크지 않다는 불만도 나왔다. 텍사스주 댈러스에 거주하는 한 시민은 “어반아웃피터스나 클락스가 전만큼 할인을 적용하지 않아 실망했다”며 “살 만한 물건을 찾지 못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소매업체들도 10월부터 특가 상품을 출시하고 있지만, 인건비와 유통비 등이 늘면서 부담이 커졌다고 WP는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