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해상운임,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
향후 5년 기대 인플레 상승세 멈춰
신흥국 물가상승률 이미 하락세...선진국도 압력 둔화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지났다는 분석이 나왔다. 주요 지표들의 최근 움직임은 물가가 더 둔화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2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글로벌 인플레이션율이 10월 12.1%로 정점을 찍었다고 밝혔다. 인플레이션 선행 지표인 생산자물가, 운임료, 원자재 가격, 기대 인플레이션 모두 최근 고점에서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의 10월 식량가격지수는 전년 대비 1.9% 상승해 작년 5월 40%에서 대폭 후퇴했다. 유럽의 가스 벤치마크 가격인 네덜란드 TTF 선물 가격은 8월 메가와트시당(MWh) 311유로(약 43만 원)에서 최근 130유로 미만까지 내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시기 5배 이상 치솟았던 글로벌 해상운임도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향후 5년 기대인플레이션 역시 상승세를 멈췄다.
전문가들은 물가 압박을 초래한 글로벌 공급망 혼란이 완화하면서 사상 최고치로 치솟았던 인플레이션이 마침내 하락세에 접어들었다고 풀이했다.
마크 잔디 무디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공급 병목 현상이 개선되고 가격 압박이 완화했다는 것은 소비자물가 하락의 전조”라며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지난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캐피털이코노믹스 분석 결과 브라질, 태국, 칠레 등 신흥국 물가상승률은 이미 정점을 찍고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선진국도 물가 압력이 둔화했다. 독일은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전월 대비 4.2% 하락해 월간 기준 1948년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상승률이 34.5%에 달하지만, 9월의 45.8%에 비교하면 크게 둔화한 것이다. 미국과 영국의 연간 PPI 상승률도 여름 이후 계속 하락했다. 미국 PPI는 7월 9.8% 8월 8.7%, 9월 8.4%, 10월 8%로 꾸준히 둔화했다. 주요 20개국(G20) 대부분에서 10월 연간 PPI 상승률은 전달보다 낮게 나타났다.
제니퍼 맥커운 캐피털이코노믹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식품과 원자재 등 변동성이 큰 필수 소비재를 포괄하는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이 수요 약화에 따른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내년부터 떨어지기 시작할 것”이라며 “향후 6개월간 선진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평균 3%포인트(p)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글로벌 중앙은행이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할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중국 경제 회복세와 러시아 원유에 대한 금수 조치가 변수가 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