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핵관이 먼저’라는 메시지에 ‘윤심’ 향배 이목 쏠려
나경원·김기현 연대설 솔솔...권성동 출마 가능성↑
인물난에 한동훈 장관 차출설 급부상
국민의힘 전당대회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과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 4인방의 만남 이후 전당대회 시기가 앞당겨지고 있지만, ‘윤심’은 안갯속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 25일 서울 한남동 관저에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와 만찬을 했다. 그러나 윤 대통령이 이보다 사흘 앞선 22일 권성동·장제원·윤한홍·이철규 의원과 부부동반 모임을 가지면서 “역시 윤심은 윤핵관에게 있다”는 분석이 당 안팎으로 흘러나왔다.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29일 TBS 라디오 전화인터뷰에서 “국민과 당원들에게 윤핵관이 먼저다는 메시지를 유포시키기 위해서 관저 만찬을 의도적으로 흘렸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과의 만찬을 기점으로 ‘2말3초 전대론’이 급부상했다. 1일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전당대회 시기는) 지금 논의할 시점이 아니”라며 “예산 국회를 마무리 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그런 맥락에서 다른 당무 현안은 후순위로 논의가 밀릴 수밖에 없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이날 오전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김석기 사무총장은 전당대회 절차를 보고했다. 김 총장은 전당대회 개최 시기 결정방법, 당대표‧최고위원 선출 관련 룰 변경 주체 등을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여권 핵심 인사는 “일각에서 흘러나오는 2말3초로 전대 시기가 압축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앞으로 관심사는 ‘윤심이 향하는 후보’다. 친윤계나 비주류 모두 전대시기나 룰 변경에는 한목소리를 내는 만큼 당권주자 교통정리가 중요하다는 게 정치권 안팎의 주된 해석이다. 현재 김기현·권성동 의원과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등이 친윤계 주자로 거론된다. 한때 권영세 통일부 장관도 윤심 후보군에 있었지만, 용산구를 지역구로 둔 권 장관은 이번 이태원 참사의 여파로 후보군에서 빠졌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차기 당대표 여론조사에서 1, 2위를 다투는 나경원 부위원장은 김기현 의원과의 연대설이 제기된다. 나 부위원장은 지난달 24일 김 의원이 주최한 ‘혁신24 새로운 미래’(새미래) 연사로 참석해 연대설에 무게를 실었다. 김 의원 측 관계자는 “나경원 부위원장이 김기현 의원을 밀어주기로 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나 부위원장은 “연대한다고 표가 이리로 가고 저리로 가는 건 아니다”라며 연대설에 선을 그었다. 국민의힘 한 중진의원도 “나경원 부위원장은 여론조사에서도 지지율이 높게 나오는만큼 당대표를 하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조 윤핵관’ 권성동 의원의 행보에도 시선이 쏠린다. 권 의원은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난 뒤 줄곤 윤석열 정부를 뒷받침하는 발언을 내놨다. 지난달 25일에는 ‘개미가 먼저다’ 토론회를 개최해 금투세 유예를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최근 만찬 회동에 참석한 윤핵관이라는 점에서 한 여권 관계자는 “권성동 의원에게로 향하는 윤심이 7부 능선을 넘은 것 같다”고 내다봤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차출설도 주목할만하다. 최근 더불어민주당 김의겸 의원이 ‘청담동 술자리 의혹’을 제기하면서 한 장관의 체급이 높아졌다는 평가다. 무엇보다도 전당대회와 차기 총선을 이끌 신선한 인물이 없다는 점에서 한 장관에게 눈길이 쏠린다. 국민의힘 박성중 의원은 지난달 30일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르지만 불가능하다고 볼 수는 없다”고 말하며 한 장관의 당대표 출마설에 힘을 실었다. 이밖에 유상범·조수진 의원 등도 한 장관의 정계 입문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한 장관이 당에 들어오는 것은 ‘시간 문제’라는 얘기가 나온다.
이러한 탓에 견제구도 상당하다. 차기 당권주자인 안철수 의원은 1일 YTN 라디오 인터뷰에 출연해 “좀 더 경험을 쌓을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한 장관에 대해 “(장관이 된 지) 아직 1년이 채 되지가 않았다”며 “유능한 인재인 것은 분명하지만 국민의힘이 반드시 총선에 이겨야 되는 상황에서 대표가 시행착오를 겪으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