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반도체 전쟁①] 삼성‧SK, 반도체 패권전쟁 ‘캐파 확대’ 승부수

입력 2022-12-02 05:00수정 2022-12-02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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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ㆍ미국 내 생산시설 계속 확대할 듯…테일러 공장 내년 착공식 전망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총성 없는 세계 반도체 전쟁에서 ‘규모의 경제’로 승부수를 띄운다.

1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삼성전자는 현재 짓고 있는 한국, 미국 내 반도체 공장 건설 지역 외에 장기적인 관점에서 추가 부지 확보를 고려 중이다.

삼성전자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주도권 싸움에서 정면승부가 필요한 만큼 (반도체 생산시설 관련) 투자를 줄일 수 없고, 줄여서도 안 된다는 게 경영진의 생각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새로운 생산시설에 대한 장기플랜을 구상하는 것은 글로벌 반도체 패권전쟁과 무관하지 않다.

미국은 반도체 산업을 국가 경제안보전략의 핵심 자산으로 인식하고 공급망을 쥐기 위해 중국과 패권경쟁을 벌이고 있다. 미국 내 반도체 공장 신설에 총 520억 달러(약 70조 원)의 보조금을 지원하고 투자 기업에 25%의 세액공제 혜택을 주는 반도체지원법(칩스법)을 만든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미국이 한국과 대만, 일본 3개국과의 반도체 동맹(칩4)을 제안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메모리반도체에 이어 2030년 시스템반도체 세계 1위를 목표로 정한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이 같은 흐름에 편승할 수밖에 없다. 대만 TSMC, 미국 인텔 등 글로벌 기업들과도 앞다퉈 투자 경쟁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현재 미국 텍사스 오스틴시에 14나노미터(10억분의 1m) 공정 중심의 파운드리 공장 2곳을 운영 중이다.

최근에는 2024년 하반기 완공 목표로 테일러 파운드리 공장 건설을 시작했다. 170억 달러(약 21조 원)를 투입하는 테일러 공장은 오스틴 사업장에서 25km 거리에 있어 인근의 기존 인프라를 그대로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되는 착공식이 연내 열릴 예정이었으나 VIP 일정 등 현지 사정에 따라 내년 초에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테일러 파운드리 공장에서 5나노 제품이 생산될 것이라는 관측이 있다. 그러나 삼성전자 관계자는 “아직 결정된 바 없다”며 “공사 초기 단계인 만큼 클린룸이 완성된 후에 알 수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평택캠퍼스 289만㎡(약 87만 평) 부지에 2030년까지 6개 반도체 생산라인(P1~P6)을 세운다. P1·P2 라인은 가동 중이며 P3 라인이 내년 초 완공될 예정이다. 업계는 P4~6라인 공사도 속도감 있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했다.

모든 공사가 예정대로 완료되면 삼성전자는 기흥·화성‧평택‧오스틴·테일러를 잇는 거대한 글로벌 반도체 생산 체계를 갖추게 된다.

SK하이닉스도 최근 여주시와의 용수 사용 갈등이 해소되면서 3년 넘게 지연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내 4개의 반도체 공장 건설 계획에 청신호가 켜졌다. SK하이닉스는 2027년 용인 1공장이 완공되면 이천공장, 청주공장과 함께 생산능력이 대폭 확대돼 경쟁력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했다.

전문가들은 한국 기업들이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뒤처지지 않으려면 미국처럼 국가적인 지지와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용석 한국반도체공학회 부회장(성균관대 교수)은 “K칩스법(반도체특별법)이 통과돼 중앙 정부가 권한을 가져오면 SK하이닉스와 여주시의 인허가 갈등과 같은 사례는 없을 것”이라면서 “세제 혜택도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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