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미분양 중 65% 이상이 소형…“경기 위축에 투자 수요 감소…미분양 해소 어려워”
서울 소형 주택 인기가 시들면서 미분양 주택 절반 이상이 소형 평형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소형주택 수요는 실수요자의 경우 금리가 오르고 부동산 경기가 침체 국면에 접어들자 매수심리가 식으면서 발을 뺐고, 투자자 역시 외면하면서 인기가 식은 것으로 해석된다. 부동산 경기에 민감한 소형 비(非)아파트가 미분양 대부분을 차지한 만큼 시장 반등이 이뤄지지 않는 한 단기간내 미분양 물량 해소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 통계 분석 결과 서울 내 민간 미분양주택의 67% 이상이 전용 60㎡형 이하 소형 주택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용 40㎡형 초소형 주택이 전체 39%를 차지해 상대적으로 비싸고 실수요가 적은 초소형 주택의 외면 현상이 이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10월 말 기준 서울 내 민간 미분양 주택은 총 866가구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전용 60㎡형 이하 미분양 주택은 총 587가구다. 이 중 전용 40㎡형 이하 초소형 주택은 342가구로 조사됐다.
또 ‘악성’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은 총 210가구로 집계됐는데 이 중 전용 60㎡형 이하 소형 평형이 60%(127가구)를 차지했다. 준공 후 미분양 역시 전용 40㎡형 이하가 100가구에 달해 초소형 평형의 수요가 끊긴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렇듯 미분양 물량 대부분은 전용 40㎡형 이하 초소형 평형으로 대부분 도시형생활주택과 오피스텔 등 비(非)아파트 유형에 집중됐다. 아파트 역시 소규모 '나홀로 아파트'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서울 미분양 물량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곳은 마포구 노고산동에 짓는 도시형생활주택 ‘빌리브디에이블’이다. 이 단지는 지난 3월 256가구를 분양했지만, 이 중 245가구가 주인을 찾지 못했다. 지하 6층~지상 23층, 1개 동 규모로 모두 전용면적 38~49㎡형 소형 평형으로 구성됐다.
인근 B공인 관계자는 “신촌역 근처라 위치는 좋은데 제일 작은 평형(전용 38㎡형)이 7억8500만 원부터로 비싼 감이 없잖다”며 “중도금 무이자에 발코니 확장비까지 무료라곤 하는데 가끔 물어만 보고 거래로 이어지진 않는다”고 했다.
앞서 강북구 수유동에서 분양한 ‘칸타빌 수유팰리스’ 역시 10월 말 기준 163가구가 미분양 상태로 남아있다. 이 단지는 아파트로 분류돼 있지만 4개 동, 216가구 규모로 소규모다. 또 전용 25㎡형 분양가는 5억 원 수준으로 주변 시세 대비 비싸다는 평이 많다.
미분양이 늘자 이 단지는 7월 최초 분양가보다 15% 저렴한 금액에 분양하기로 했지만 기존 분양가가 워낙 비싸 별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7월 당시 이 단지 미분양은 179가구로, 최근 집계와 비교하면 석 달 동안 16가구 줄어드는 데 그쳤다.
초소형 주택은 특성상 실거주가 아닌 전세나 월세 투자를 위한 것으로, 부동산 경기 위축 직격탄을 맞아 수요가 끊겼다는 분석도 나온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실수요도 위축된 상황에서 경기를 많이 타는 투자 수요는 더 줄었다고 봐야 한다”며 “취득세 감면이나 임대사업자 혜택이 다 사라져 주택을 보유할수록 시장성이 떨어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책이 개편됐다곤 하지만 여전히 다주택자에 불리하다”며 “수익형 부동산으로 활용하려고 해도 금리가 많이 올라 여의찮은만큼 당분간 소형 주택 미분양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