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한국지수에서 편출된 종목들이 주가 하락 우려에도 굳건히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리밸런싱(정기변경) 적용일을 맞은 MSCI 편출 종목 다수가 강세를 보였다. 이날 메리츠금융지주(9.14%), GS건설(6.41%), 알테오젠(4.64%) 등은 상승세로 장을 마감했다.
이들 종목은 총 10개로, 지난달 11일 MSCI 한국지수 정기 종목 변경에서 무더기로 편출됐다. 일반적으로 MSCI 지수 종목이 변경되면 이를 투자에 참고하던 글로벌 자산운용사 등 일명 ‘큰손’들도 편출입 종목에 따라 대량 매매를 이어간다. 이에 이번 편출 종목도 발표일을 기점으로 외국인 수급이 유출돼 리밸런싱일(30일)까지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다만 MSCI 한국지수 정기 종목 변경 발표일부터 리밸런싱일까지 편출 10종목의 등락률은 비교적 선방한 편이다. △메리츠금융지주(35.06%) △아모레G(16.36%) △CJ ENM(10.26%) △CJ대한통운(4.99%) △녹십자(2.38%) 등은 상승했고, △알테오젠(-1.21%) △SK케미칼(-1.33%) △GS건설(-1.68%) △씨젠(-4.10%) △LG생활건강우(-6.52%)는 하락했다.
이 기간 이들 종목의 평균 수익률은 5.42%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2.93% 상승한 것보다 높은 수치다.
일각에서는 편출 종목에서 외국인 자금 유출이 선반영되면서 주가 하락이란 악재가 상쇄된 것으로 풀이한다. 대표적으로 외국인의 매수세가 두드러지던 메리츠금융지주는 편출 종목으로 지정된 날부터 지난달 30일까지 외국인만 373억 원 팔아치웠다. 78억 넘게 순매수세를 이어가던 CJ ENM도 같은 기간 외국인이 47억 순매도했다.
아울러 숏커버링으로 편출 종목의 주가가 단기 급등할 가능성도 나온다. 편출 발표 후 늘어났던 공매도를 상환하기 위해 숏커버링이 나타나 주가가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전문가들은 MSCI 리밸런싱이 국내 증시에 끼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강민석 교보증권 연구원은 “리밸런싱이 국내 증시 전체에 대한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편출 종목 중 거래대금 대비 패시브 자금 유출량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은 매도 수급에 따른 변동성을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동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MSCI 신흥국(EM) 내 한국 비중 자체는 11.24%에서 11.16%로 소폭 감소하는 데 그쳤다”며 “통상적인 변동 혹은 그 이하의 규모 정도여서, MSCI 리밸런싱이 한국 시장 전체에 영향을 줄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