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극적 투자에 주가ㆍ기업 수익도 느는 순환 구조
인플레 압박, 빡빡한 노동시장 등이 추가 변수
게임스톱처럼 개미들에 의해 추앙되던 소위 ‘밈(Meme) 주식’ 열풍은 지금은 거의 다 사라지고 없지만,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러한 현상이 단지 우연의 결과로 만들어진 게 아니라는 데 주목했다. 게임스톱 사태는 증시를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수요라는 것을 다시 일깨웠으며 주식 수요를 장기적으로 지원하는 큰 원동력 중 하나가 사회적 불평등이라고 WSJ는 설명했다.
과거 컨설팅업체 올리버와이만의 경영 파트너였던 자크 세자르는 “부유층은 저축을 더 많이 하고, 저축한 돈을 주식에 투자하는 추가 위험을 감수할 수 있다. 일례로 연간 100만 달러(약 13억 원)를 버는 한 가구는 소득이 5만 달러인 가구 20곳보다 20배 더 투자한다”며 “양측의 연간 총수입은 같지만, 불평등 격차가 벌어지면 (부유층의) 주식 수요가 더 늘고 주가도 올랐다”고 설명했다.
특히 최근 들어 백만장자나 억만장자들이 크게 늘었는데, 이는 많은 이윤을 낸 기업들이 과거보다 최고위급 임원들에게 더 많은 보상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WSJ는 짚었다. 늘어난 보상은 이들의 투자를 촉진하고 현금이 들어온 기업들은 막대한 자금력으로 윗선에 보상하는 것이다. 세자르는 “궁극적으로 소득은 사회 불평등의 원인이자 결과인 셈”이라고 지적했다.
물론 현 상황에는 변수가 많은 만큼 사회적 불평등이 앞으로도 랠리를 유도할지는 미지수다. 경제안보와 공급망 우려, 에너지·제조업 강국으로서 미국의 입지 변화 등 일련의 상황이 그렇다. 이러한 변수는 주가 상승에 방해되는 요소에 가깝다. 빡빡한 수요 탓에 지난 수십 년간 승자였던 대졸자보다 저숙련 노동자들에게 더 많은 급여가 흘러가는 노동시장과 상·하원을 양당이 나누어 가진 미국 정세도 주요한 변수 중 하나다.
WSJ는 “선거마다 의석수가 팽팽하고 극심한 당파성을 띠는 현 정치체제에선 루스벨트 정권 때와 같은 소득재분배와 노동자 지위 향상으로의 전환 가능성은 거의 없다”면서도 “하지만 인플레이션 압박과 금리 상승, 주식 밸류에이션 저하, 더 뜨거운 노동시장은 사회적 불평등을 조금씩 줄이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게임스톱 때와 같이 예상을 벗어나는 일이 벌어져 새로운 매수자를 끌어들이지 않는 이상 주식의 잠재적 수요도 감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