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두 대 파손...3명 사망·4명 부상 인명 피해도
미국, 장거리 공격할 수 없도록 비밀리에 시스템 변경
이번 공격으로 전쟁 새 국면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5일(현지시간) 랴잔과 엥겔스 공군기지가 우크라이나 드론 공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두 공군기지는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각각 300~450마일(약 483~725km)가량 떨어져 있다. 랴잔 공군기지와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의 거리는 160km에 불과하다.
러시아는 구소련제 제트엔진을 장착한 해당 드론을 격추시켰지만, 잔해물이 폭발하면서 기지 내 비행기 두 대가 파손됐다고 밝혔다. 3명이 사망하고 4명이 다치는 인명 피해도 발생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공식 논평을 하지 않았고, 정부는 장거리 공격용 드론 보유 사실을 인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국영 방위산업체 우크로보론프롬은 최근 새로운 장거리 드론 개발이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회사 측은 10월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사거리 1000km, 탄두 무게 75kg의 무기 개발이 막바지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4일 나탈리야 사드 우크로보론프롬 대변인은 TV에 출연해 “무기 시험을 끝냈다”며 “전장에서 사용할 수 있길 바란다”고도 했다.
사실이라면 이번 공격은 여러 측면에서 상당한 의미가 있다. 우크라이나가 장거리 타격 무기 개발에 성공한 것으로, 전쟁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 수 있다. 러시아 영토를 직접 겨냥한 공격으로 확전 우려도 커지게 된다. NYT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영토를 겨냥해 대담한 공격을 벌인 건 2월 전쟁 시작 이후 처음이라며 위험을 무릅쓰고 러시아를 공격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고 평가했다.
서방사회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영토를 직접 공격하는 것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 장거리 공격용 무기를 지원 대상에서 제외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20대의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을 지원하면서 사거리가 290km 이상인 에이태큼스(ATACMS) 발사를 할 수 없도록 비밀리에 시스템을 변경했다. 서방이 장거리 공격용 무기 지원을 꺼린 가운데 우크라이나가 독자 개발에 성공하면서 전쟁이 또 다른 국면을 맞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