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 한파에도 신축 아파트 분양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경기지역에서도 3.3㎡(평)당 분양가 3000만 원을 훌쩍 넘는 단지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서울은 강북지역에선 평당 4000만 원대 아파트가 분양을 앞두고 있다.
하반기 아파트 매수심리가 식으면서 서울 핵심지에서도 낙제점에 가까운 분양 성적이 속출하고 있지만, 이미 오를 대로 오른 집값과 원자잿값 급등 영향으로 분양가는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7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경기 안양시 동안구에 들어서는 ‘평촌 센텀퍼스트’의 평당 평균 예정 분양가는 3200만 원 수준으로 책정됐다. 이 단지는 안양 덕현지구 재개발 사업을 통해 들어서는 곳으로, 내년도 11월 입주 예정인 후분양 단지다. 지하 3층~지상 38층, 23개 동, 전용면적 36~99㎡형 총 2886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이 중 전용 36~84㎡형 1228가구를 이달 일반분양할 예정이다.
평촌 센텀퍼스트 평당 분양가는 아직 미확정이다. 하지만, 조합은 앞서 관리처분 총회 때 결의한 평당 3200만 원 선에서 최종 결정될 것으로 전망했다. 보통 최종 분양가는 관할 지자체 분양가심사위원회 심의를 거쳐 결정된다. 현재 조합은 관할 지자체에 분양가 심사를 신청해 놓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조합 관계자는 “해당 평균 분양가에서 (최종 심사 분양가는) 큰 변동 없을 것”이라며 “주변 단지 시세와 인근 분양 단지 분양가를 고려해 조합과 시공사가 합의해 결정했다”고 말했다.
경기지역 내 분양가 3200만 원 책정은 과천을 제외하면 이례적이다. 앞서 안양시 최고 분양가는 평당 3000만 원 수준이었다. 3월 청약자를 모집한 ‘안양역 푸르지오더샵’ 평균 분양가는 2978만 원으로 약 3000만 원에 근접했다. 평촌 센텀퍼스트가 평당 평균 분양가 3200만 원을 확정지으면 약 9개월 만에 평당 200만 원 이상 올려 받는 셈이다.
서울 강남권으로 묶이는 과천시에선 평당 4000만 원 시대가 일찌감치 열렸다. 과천주공1단지를 재건축한 ‘과천 푸르지오써밋’은 지난 2019년 평당 평균 분양가 3998만 원이 책정됐다.
경기지역은 과천과 안양을 필두로 평당 평균 분양가 3000만 원대 단지가 속출하고 있다. 연내 분양을 앞둔 경기 광명시 ‘철산자이 더헤리티지’(철산주공8‧9단지)는 평당 평균 분양가 2896만 원으로 결정됐다. 이에 국민평형인 전용면적 84㎡형은 옵션비용을 더하면 분양가 9억 원을 훌쩍 넘겨 평당 3000만 원 수준의 가격대를 형성할 전망이다.
서울은 강남지역을 넘어 강북에서도 평당 4000만 원대 분양가가 고착화할 분위기다. 서울 마포구 아현동에 들어서는 ‘마포 더클래시’(아현2구역)는 최근 마포구 분양가심의위원회로부터 평당 평균 분양가 4013만 원을 확정받았다. 이 단지는 1419가구 규모로 53가구를 후분양 한다. 전용 84㎡형 분양가는 13억 원을 웃돈다. 강동구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 역시 평당 분양가 3829만 원으로 책정됐다.
이렇듯 최근 청약 시장 부진과 집값 내림세에도 신축 아파트 분양가는 계속 오르고 있다. 건설업계는 고분양가 논란이 계속 나오고 있지만, 원자잿값 상승과 임금 상승, 금리 인상 등 금융비용 증가 등을 고려하면 분양가를 올려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분양가 상승이 청약 부진으로 이어지는 걸 알지만, 건설 원가가 많이 올라 평균 분양가를 올려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분양가격이 내려가긴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