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트, ‘죽음의 상인’으로 불려...아프리가 일대 무기 공급
미국 정부가 러시아에 수감됐던 미국 여자농구 선수 브리트니 그라이너(32)를 미국에서 복역 중인 러시아 무기상과 교환 방식으로 본국에 데려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오전 백악관에서 그라이너가 비행기를 타고 현재 미국으로 오고 있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는 이날을 위해 오래전부터 노력해왔으며 힘들고 치열한 협상이었다"면서 "그를 석방하기 위한 행정부 직원들의 노고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그라이너가 안전한 상태라고도 덧붙였다.
러시아 외무부도 텔레그램을 통해 그라이너가 자국 시민인 빅토르 부트와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공항에서 교환돼 러시아로 돌아왔다고 밝혔다.
부트는 2012년 미국에서 25년의 징역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러시아 국적 무기상이다.
그라이너는 WNBA 피닉스 머큐리 소속으로 고액 연봉을 받는 농구 스타로 꼽히는 선수다. 그는 미국 오프시즌 동안 러시아 팀에서 활동하다 올해 2월 휴가를 마치고 러시아에 입국하다가 마약 밀반입 혐의로 체포됐다.
그는 올해 7월 마약 소지 혐의를 인정했다. 다만 지병 치료를 위해 합법적으로 의료용 대마초를 처방받았고, 급하게 짐을 싸다 실수로 1g 미만의 대마초가 가방 안에 들어갔다며 법을 어길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러시아 법원은 8월 그에게 징역 9년을 선고했다.
WSJ에 따르면 이번 교환 석방은 UAE와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국가의 중재역할이 컸다. UAE와 사우디아라비아는 이날 공동성명을 내고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UAE 대통령과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그라이너 석방을 위한 중재 노력을 이끌었다고 밝혔다.
다만 무기상을 러시아에 되돌려보낸 것을 두고 우려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CNN은 부트가 '죽음의 상인'으로 불리던 인물로, 과거 1990~2000년 초반에 아프리카 전역에 소형 무기를 공급한 혐의를 받고 있으며 자신이 전 세계적으로 정치 거물과 개인적인 친분이 있다고 주장해오던 인물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