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바타: 물의 길’로 9일 내한한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3시간 6분에 달하는 러닝타임이 결코 길게 느껴지지 않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날 오전 서울 영등포 콘래드 서울 호텔에서 열린 ‘아바타: 물의 길’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3시간 14분에 달하는 지난 연출작) ‘타이타닉’도 흥행했다”면서 “실제로 ‘아바타: 물의 길’을 본 사람들은 ‘너무 길다’는 이야기는 한 번도 안 하더라”고 자신 있는 웃음을 지었다. 이날 자리에는 존 랜도 프로듀서, 주연 배우 샘 워싱턴, 조 샐다나, 시고니 위버, 스티븐 랭이 자리해 영화 이야기를 함께 나눴다.
오는 14일 프랑스, 홍콩 등의 국가와 함께 최초로 국내 개봉하는 ‘아바타: 물의 길’은 29억 달러의 매출로 전 세계 박스오피스 역대 최고 성적을 보유하고 있는 ‘아바타’(2009)의 후속작이다.
13년 만에 돌아온 ‘아바타: 물의 길’은 가족을 이루고 아이들을 낳은 제이크 설리(샘 워싱턴)와 네이티리(조 샐다나)가 바다가 위협받는 새로운 상황에서 생존을 도모하는 여정에 오르는 내용이다.
‘아바타: 물의 길’은 하루 전인 8일 저녁 국내 언론을 대상으로 시사를 열었다. 이날 90m에 달하는 초대형 해양 생명체 툴쿤이 활약하는 시퀀스를 비롯해 창의성에 기반한 압도적인 규모의 수중 시퀀스가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다만 ‘아바타’ 당시와 마찬가지로 서사는 여전히 평이하고 전통적이라는 평가가 많다.
이날 부성애를 전면에 내세운 가족주의적 관점을 강조한 맥락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감독은 “다른 행성에 가서 여러 생명체를 보는 영화는 이미 많이 있다”면서 “가족과 함께할 때 더 강인해진다는 메시지를 담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제이크 설리와 아들 사이의 긴장감, 네이티리의 모성애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또 “우리(인간)가 아무 이유 없이 바다와 환경을 파괴하고 자원을 탈취하고 있다는 걸 그리고 싶었다”면서 “첫 번째 영화와 두 번째 영화를 관통하는 테마와 메시지는 동일하다”고 환경 문제에 대한 주의를 환기하고자 했다는 사실을 짚었다.
그럼에도 ‘아바타: 물의 길’의 목표는 “최고의 영화적 경험을 선사하는 것”이라면서 “가르치기보다는 느끼게 하는 영화, 바다에 대해 무언가를 생각해볼 기회를 주는 영화가 될 것“이라고 했다.
‘아바타: 물의 길’은 3D 분량 일부에 초당 48프레임(48fps)을 사용하는 하이프레임 촬영법을 병행했다. 통상적으로 초당 32프레임(32fps)을 사용하는 영화보다 매끄러운 이미지를 구현할 수 있지만, 자칫하면 캠코더 비디오 느낌을 줄 수 있다는 단점도 있다.
감독은 “우리 영화 전체가 48fps인 것 아니다”라면서도 “2D 영화에서는 별 의미가 없겠지만 3D 영화에서 빠른 움직임이 있을 때 하이프레임 같은 기술적 요소는 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자리에 함께한 배우들은 촬영의 큰 비중을 차지했던 수중 장면에 대해서도 전했다.
네이티리 역의 조 샐다나는 “바다 아래 30피트까지 내려갈 거라는 말을 듣고 겁이 났다”면서 “단순히 물 안에서 움직이는 것뿐만 아니라 감정을 드러내면서 편안하게 연기해야 해 굉장히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키리 역으로 돌아온 시고니 위버 역시 “감독님은 수중 촬영 당시 얼굴에서 뭔가 불편한 느낌이 있으면 안 된다, 아무렇지도 않은 편한 얼굴로 힘을 풀고 있어야 한다는 요청을 많이 하셨는데 (물속에서 숨을 참고 있으면) 본능적으로 얼게 돼 어려웠다”고 전했다.
이야기를 듣던 감독은 “시고니 위버는 물속에서 6분이나 숨을 참았다”면서 “(숨을 참을 때) 입을 ‘앙’ 다물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해서 입이 아니라 목 뒤 쪽으로 참는 걸 배워야 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작품에서는 전작에서 죽은 줄 알았던 쿼리치 대령도 다시 돌아온다. 이 역을 다시 맡은 스티븐 랭은 “절대 포기하지 않는 불굴의 정신을 지닌 쿼리치 대령의 정체성을 강력하게 유지한다”면서 “이 인물이 과연 절대적으로 나쁘기만 한 사람인지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아바타: 물의 길’은 12월 14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