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새 자장면 16.3%ㆍ김밥 13%ㆍ칼국수 11.1% 가격 치솟아
외식 물가 상승세가 수그러들지 않으며 가계 부담이 늘고 있다. 소비자들이 허리띠를 꽁꽁 졸라매며 편의점 도시락이나 밀키트 등 간편식 수요가 치솟고 있다.
12일 본지 취재 결과 올 11월 외식물가지수는 113.48(2020=100)로 지난해 같은달(104.48)에 비해 8.6% 올랐다. 올해 9월 9.0%와 10월 8.9%에 비해서는 둔화됐지만, 여전히 높은 상승세다.
같은 달 소비자물가지수와 의류및신발물가지수가 각각 5.0%, 5.5% 증가했다는 점과 비교할 때 상승세는 더욱 두드러진다.
지난해와 비교할 때 가격이 두자릿수로 오른 메뉴는 적지 않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가장 많이 오른 메뉴는 자장면으로 작년 11월만 해도 서울지역의 평균 자장면 값은 5615원이었지만, 지난달에는 6531원으로 무려 16.3% 뛰었다. 같은 기간 2731원이던 김밥은 3085원으로 비싸졌고, 칼국수와 삼계탕도 각각 7615원, 1만4231원에서 올해는 8462원과 1만5769원으로 올랐다.
실제 외식업체들은 지난해말부터 줄줄이 가격 인상에 나서고 있다. 치킨의 경우 업계 선두 교촌치킨이 지난해 11월 8.1% 가격 인상에 나서며 ‘물꼬’를 트자, 같은 달 업계 2위인 bhc가 일부 치킨 메뉴 가격을 2000원 올렸다. BBQ는 올해 5월 대표 메뉴인 ‘황금올리브 후라이드 치킨’과 ‘자메이카 통다리구이’ 가격을 2000원씩 상향 조정했다.
햄버거도 비싸지기는 마찬가지다. 롯데리아는 작년 12월 약 60여개 제품 가격을 평균 4.1% 인상했고, 올해 6월에도 81종의 가격을 평균 5.5% 올렸다. 이에 따라 지난해 3900원이던 불고기버거는 올해 6월 4500원으로 올랐다. 맥도날드도 지난해 2월 30여개 제품을 2.8% 인상했고, 올해 8월에도 메뉴 가격을 4.8% 올렸다.
버거킹은 올해 1월 제품 가격을 평균 2.9% 올린데 이어, 7월에도 평균 4.5%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노브랜드 버거도 작년 12월 2.8%에 이어 올해 8월 5.5% 인상했다.
문제는 가격 인상 러시가 이직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물류비에 환율, 인건비까지 안 오른게 없다”면서 “대부분의 외식 업체들이 연말부터 내년 초까지 다시 한번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식 메뉴 값이 올랐다고 자영업자들도 마냥 좋아할 순 없다. 높은 가격에 소비자들이 외면할 수 있어서다.
실제 통계청이 19세 이상 가구주(복수응답)를 대상으로 ‘우선적으로 줄일 지출항목’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외식비를 선택한 비중은 65.7%로 10년 전인 2011년 45.3%에 비해 20.4%p(포인트) 뛰었다. 실제 서울 서초구에서 개인 분식집을 운영하는 한 70대 주인은 “작년에 떡볶이 값을 500원 올렸지만, 손님이 줄어서 가져가는 돈은 오히려 줄었다”고 토로했다.
외식보다는 간단하게 끼니를 해결하려는 이들도 증가세다. 세븐일레븐의 올해 11월까지 도시락 매출은 전년대비 35% 늘었고, 도시락 프랜차이즈 한솥의 올해 10월 점심 시간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했다. G마켓에서는 최근 한달(10월 28일~11월 27일) 동안 간편식 카테고리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20% 가량 상승했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외식비에 부담을 느낀 소비자들이 합리적인 가격으로 즐길 수 있는 간편식 사업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