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최근 ‘쓱세일’ 흥행과 관련해 전 직원에게 10만 원씩 26억 원 상당의 상품권을 지급한 것에 대해 이마트 노조가 “이마트의 영광을 함께 다시 쓰자”며 화답했다.
전국이마트노조는 13일 성명서를 내고 “그룹의 리더인 정용진 부회장이 우리 노조의 요구에 전 직원 26억 원 지급으로 응답한 것에 대해 의미를 부여한다”고 밝혔다.
노조는 “10만 원보다 그룹의 지주회사 격이며 각종 투자를 가능하게 한 이마트 사원들을 정 부회장이 행여나 잊지는 않았는지 알고 싶었다”며 “그룹 내에서 이마트에만 지급한다는 것은 10만 원보다 더 큰 의미로 이마트 사원들에게 다가선다”고 부연했다.
이들은 “이번 임금 협상에서 비록 노조의 요구안이 다 수용되진 않았지만 동종업계 최고 대우를 해준 것에 대해 우리 조합원들은 자부심을 느낀다. 어느 협상이 100% 만족스러울 수 있겠는가”라고 했다.
이어 “무역수지는 IMF 이후 처음으로 8개월 연속 적자에, 금리 인상으로 모든 소비가 위축되고 있다. 회사가 진행한 대형 투자로 이마트가 1년에 갚아야 할 무형자산 감가상각비(PPA)도 1600억 원에 이른다”며 “그만큼 이마트 손익이 악화한다는 뜻이다. 이마트 많은 사원은 불안함과 함께 회사의 미래를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 노조는 현재 유통업이 직면한 현실을 외계인이 지구를 침공하는 듯한 심각한 위기 상황으로 보고 있다. 지구를 지키는 것에 노사가 따로 일 수 없다”면서 “이 엄중한 시기에 작은 의견 차이로 서로 반목하고 비난하기보다 노사가 함께 상황을 이겨내고 지속가능한 좋은 회사를 만들어 함께 노력한 이마트 사원들에게도 정당한 보상과 분배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했다.
이어 “우리 조합원들은 이번 2023년 임금협상 기간 진정성을 보여준 강희석 대표이사와 정 부회장에게 고마움을 전하며, 회사가 앞날을 전국이마트노조와 함께 고민하며 이마트의 영광을 다시 재현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마트는 앞서 지난달 18일부터 20일까지 야구단 SSG랜더스의 KBO리그 통합 우승을 기념해 ‘쓱세일’을 진행했다. 신세계 그룹사가 대대적으로 참여하는 할인 대전에 전국 이마트는 인산인해를 이루고, ‘쓱세일’ 매출은 계획대비 140%를 달성하는 등 흥행에도 성공했다.
그러자 이마트노조는 사흘 뒤 성명서를 내고 “쓱세일 기간 이마트 사원들은 고객 안전과 상품 진열, 응대로 눈코 뜰 새가 없었다”며 “이마트 사원들에게는 ‘용진이형’이 언제, 무엇을 쏠 것인지 우리 전국이마트노조 조합원들은 기다리고 있다”고 보상을 요구한 바 있다.
이에 이마트는 12월 8일 2만6000여 이마트 전 직원에게 10만 원짜리 모바일 상품권을 지급한다고 밝혔다. 2023년 임금협상 본 교섭에서 전 직원에게 ‘이마티콘’ 을 지급하는 내용에 합의하면서다. 이마티콘은 이마트 기프티콘으로, 전국 이마트나 트레이더스 매장에서 현금처럼 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