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신금리 작년 12월 1.70%→올해 10월 4.01%
영끌족, 자산 가치 '뚝↓'·대출 이자 부담만 커져
현금부자, 은행 예금에 돈 예치하면 이자 이익↑
"'부익부 빈익빈'으로 인한 양극화 더 심화할 것"
#. 지난해 부동산 투자로 한껏 재미를 본 B 씨(50대)는 현금자산가다. B 씨는 부동산 투자로 수십억을 모았다. 경매를 통해 싼 집을 매입해 월세를 내줬고, 월세 풍차 돌리기로 매월 일정 금액을 벌어들였다. 서서히 가지고 있던 부동산을 매각한 B 씨는 올해 예금 금리가 오르자 현금자산을 은행 단기 예금에 넣어 불리고 있다. 최근 B 씨가 돈을 넣은 시중은행 예금 금리만 5% 수준. 1년 새 2~3배가 오른 금리에 B 씨의 현금자산은 더 불어나고 있다.
1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전체 가계대출 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작년 12월 3.66%에서 올해 10월 5.34%로 10개월 새 1.68%포인트(p) 뛰었다. 특히 5.34%는 2012년 6월(5.38%) 이후 10년 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지난해 12월 3.63%에서 올해 10월 기준 4.82%로 1.19%p 상승했다. 2012년 5월(4.85%) 이후 10년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기도 하다.
저축성수신금리 역시 지난해 12월 1.70%에서 올해 10월 4.01%로 2.31%p 급등했다. 대출금리가 오른 만큼 예금금리도 상승한 셈이다.
빚을 내서 투자에 나선 영끌족은 더 가난해지고, 현금 부자들은 더 부유해지는 '부익부 빈익빈'현상이 '3고(고물가·고금리·고환율)' 시대를 맞아 확대되고 있다.
빚을 내서 주식, 부동산, 가상화폐 등에 투자했던 영끌족은 더 큰 빚쟁이가 돼 버렸다. 주식이나 집값, 가상화폐 모두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는 탓이다. 금리는 갈수록 올라 대출이자 부담은 커졌다.
이에 반해 시중은행 예금금리가 높아지면서 현금 부자들은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은행에 그대로 돈을 넣어놓으면 원금 손실 우려가 없고 안전성 있는 단기 예금 상품 등에 투자해 돈을 더 불릴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시중은행 중 가장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부산은행의 '더 특판 정기예금'에 10억 원을 예치하면 1년 만기 기준 연 5.40%의 금리를 적용받는다. 이 경우 만기 시 이자만 5400만 원에 달한다. 이자과세 15.4%를 떼더라도 4568만4000원의 이자 이익을 얻는다. 아무런 일을 안 해도 직장인 연봉을 이자로만 얻는 셈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그야말로 현금 자산을 보유한 현금 부자들은 가만히 놀아도 돈을 벌고, 대출자는 열심히 일해도 빚을 갚는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며 "'부익부 빈익빈'으로 인한 자산 격차는 갈수록 커져 양극화는 더 심화할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