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ㆍ자금조달비용지수)가 전달보다 0.36%포인트(p) 상승했다. 이에 따라 시중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도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최근 금융당국이 은행에 사실상 대출금리를 추가로 인상하지 말라고 경고하면서 대출금리 인상 폭을 섣불리 판단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15일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11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4.34%로 집계됐다. 전월(3.98%)보다 0.36%p 오른 수치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NH농협·신한·우리·SC제일·하나·기업·KB국민·한국시티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를 말한다. 코픽스는 은행이 실제 취급한 예·적금, 은행채 등 수신상품 금리가 인상 또는 인하될 때 이를 반영해 상승하거나 하락한다.
이날 코픽스가 상승한 것은 시중은행으로 자금이 이동하는 ‘역머니무브’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11월 말 기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827조2986억 원으로 10월 말 보다 19조710억 원 증가했다. 지난달 시중은행의 예금 금리가 5%대를 넘기는 등 급격히 오른 결과다.
코픽스 변동금리 상승분을 반영하면 주담대 변동금리도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시중은행들은 16일부터 신규 주담대 변동금리에 이날 공개된 코픽스를 반영한다.
이날 기준 5대 시중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는 5.92~7.90% 수준이다. 이날 코픽스 변동금리 상승분을 반영하게 되면 주담대 변동금리 상단은 8%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다만, 최근 금융당국이 수신금리 인상 경쟁 자제에 이어 대출금리 인상 자제 메시지를 낸 상황이라 은행의 대출금리 인상 폭을 섣불리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은이 지난달 24일 베이비스텝을 밟으면서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갔지만, 시중은행들은 이전과 달리 수신금리를 인상을 발표하지 않았다. 시장금리 변동을 반영하는 예금 상품 금리는 최근 내려가는 양상을 보였다.
4대 은행 정기예금 금리는 이날 기준 연 2.80~4.90%으로 집계됐다. 이달 13일 금리(4.78~4.93%)와 비교하면 상단이 0.03%포인트 낮아졌다. 이는 금융당국이 은행들에 수신금리 과당경쟁을 자제하라고 당부했던 점이 영향을 미쳤기 때문으로 보인다.
코픽스는 당분간 상승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이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빅스텝’(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을 단행함에 따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이 계속되면 은행은 수신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커지고, 이에 따라 정기예금 상품에 시중 자금이 몰리게 되면서 코픽스도 오르게 된다. 은행의 자금조달 비용이 늘어나면 대출금리도 크게 오를 수밖에 없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상반기에 금리가 급격히 오르면서 대출 상환 부담이 커지자 한시적으로 대출금리를 인하했지만, 자금조달 비용이 늘어난 상황에서 또 대출금리를 인하하거나 동결하기에는 (은행 입장에서) 부담이 된다”며 “은행 전반적으로 대출금리 인하를 검토하고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기준금리가 앞으로 계속 오르면 은행은 예금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다”며 “지금 당장은 은행이 예금금리를 더 이상 못 올리는 것처럼 보여도 앞으로 조금 더 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