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SD바이오센서·동아에스티 등 국내 기업도 활발
국내는 물론 글로벌 제약바이오기업들이 코로나 이후 대비를 위해 최근 크고 작은 인수합병(M&A)을 추진하며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새로운 성장동력 마련과 신규 파이프라인 확보 차원에서 M&A는 장점이 크다. 국내에서도 LG화학을 비롯한 제약기업들이 M&A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19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최근 미국 제약사 암젠이 희소 자가면역치료제를 개발한 바이오기업 호라이즌테라퓨틱스를 278억 달러(36조2000억 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호라이즌은 통풍치료제 크라이스텍사, 갑상선 눈 질환 치료제 테페자, 시신경 척수염 스펙트럼 장애 치료제 업리즈나 등을 보유한 기업으로, 인수 작업은 내년 상반기에 마무리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암젠은 앞서 자가면역질환과 암 치료제를 연구·개발하는 케모센트릭스를 37억 달러(4조8188억 원)에 인수하며 염증성 질환 치료제 ‘타브네오스(Tavenos)’를 확보하기도 했다.
인도 바이오시밀러 기업 바이오콘 바이오로직스는 이달 1일 최대 33억 달러(4조2979억 원) 규모로 비아트리스의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사업을 인수했다. 이번 거래로 바이오콘은 비아트리스가 보유했던 ‘트라스트주맙’, ‘페그필그라스팀’, ‘베바시주맙’, ‘퍼투주맙’, ‘애플리버셉트’, ‘인슐린 글라진’, ‘인슐린 아스파트’ 등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권리를 확보했다. 바이오콘은 이번 인수로 바이오시밀러 상용화 제품 8개를 보유하게 됐다.
화이자도 파이프라인 강화를 위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화이자는 5월 116억 달러(14조3264억 원)에 미국 바이오헤븐을 인수했다. 바이오헤븐은 편두통치료제 ‘뉴루텍’과 칼시토닌 유전자 관련 펩타이드(CGRP) 저해재 ‘자게르판트’ 등을 보유하고 있다. 이어 8월에는 적혈구 질환 치료제 개발사 글러벌블러드 테라퓨틱스를 54억 달러(7조329억 원)에 인수했다.
다소 보수적이던 국내 제약업계에서도 M&A를 통한 새로운 활로 개척에 나서고 있다. LG화학은 10월 5억6600만 달러(7371억 원)에 신장암 표적 치료제 ‘포티브다’를 보유한 아베오 파마슈티컬스를 인수하기로 했다. LG화학은 오는 1월을 목표로 인수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번 인수는 국내 기업이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신약을 보유한 기업을 직접 인수한 첫 사례다.
SD바이오센서는 미국 체외진단 기업인 메르디안 바이오사이언스를 인수할 계획이다. SD바이오센서는 지난 7월 메르디안을 15억3199만 달러(2조 원)에 인수합병한다고 발표했다. 내년 1월 31일까지 인수가 마무리될 전망이다. 메르디안은 미국·독일·영국·캐나다에 생산기지를 둔 체외진단 기업으로 면역진단·분자진단·호흡진단·혈액진단 플랫폼과 진단 시약의 원료를 생산하고 있다.
동아에스티는 11월 나스닥 상장사인 미국 바이오 기업 뉴로보 파마슈티컬스 인수를 확정했다. 신약후보 물질을 기술 수출해 받게 될 계약금 2200만 달러에 추가로 1500만 달러를 투자해 총 3700만 달러(482억 원)에 지분 65.5%를 확보했다. 뉴로보는 동아에스티의 자회사로 편입될 예정이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한국 제약바이오산업은 규모의 확장을 꾀해야 하는 단계”라며 “신약 생산성 향상, 효율적인 사업구조 재편, 파이프라인 증대 등을 위해서 인수합병을 적극 고려할 필요가 있다. 단 시간 안에 원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면서 상위 레벨로 규모 확장까지 가능한 효율적인 방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