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질적 ‘하도급 관행’ 근절 노력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건설공사 직접시공제를 확대 시행한다.
서울주택도시공사는 이달 발주 예정인 ‘중랑 패션봉제 스마트앵커 건설공사’부터 직접시공제를 확대 적용한다고 20일 밝혔다.
직접 시공은 공사를 수주한 원도급 업체가 하도급 업체에 공사를 맡기지 않고 자기 인력, 자재(구매 포함), 장비(임대 포함) 등을 투입해 공사를 시공하는 작업이다. 건설현장에서 시공책임과 위험부담을 하도급사에 전가해 부실시공의 대표적인 원인으로 꼽히고 있는 고질적인 ‘하도급’ 관행을 근절하기 위해서다.
직접시공제를 적용하는 중랑 패션봉제 스마트앵커는 총면적 8109㎡, 지하 4층~지상 7층 규모 지식산업센터와 공영주차장으로 조성된다. 2023년 2월 착공해 2025년 10월 준공 예정이다. 공사비는 약 222억 원이다.
SH공사는 서울시의 ‘직접시공 확대 등을 통한 하도급 풍토 개선’ 기조에 발맞춰 법률자문, 외부전문가 등의 의견수렴을 거쳐 9월 ‘건설공사 직접시공제 확대방안’을 마련하고 내부규정을 개정했다. 주요 개정 내용은 △직접시공 대상공종 지정 및 의무비율 명시 △직접시공 준수 여부 점검 △하도급 계약 심사 대상 확대 △법령 개정 추진 등이다.
공사를 발주할 때 토목·골조 공사 등 안전과 품질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공종을 ‘직접시공 대상공종’으로 지정하고 ‘직접시공 의무비율’과 함께 입찰공고문에 명시한다. 공사계약특수조건 개정을 통해 공사 규모 별 직접시공 의무비율을 설정하고, 직접시공 대상공종 지정 시 직접시공 의무비율 준수 여부를 확인한다.
공사발주자(건설사업관리기술인)가 입찰공고 시 명시된 직접시공 대상공종 및 직접시공 의무비율이 현장에서 잘 이행하고 있는지 분기별로 점검한다. 공사장 출입을 전자로 기록하는 ‘전자인력관리시스템’, 근로자 노임 지급현황, 자재납품 및 장비사용 내용, 사회보험 및 소득세 납부내용 등을 토대로 ‘직접 시공’ 여부를 분기별로 확인할 계획이다.
‘직접시공 대상공종’ 임에도 공사 중 직접시공이 어려운 상황이 발생해 하도급이 필요한 경우 ‘하도급 계약 적정성 심사’를 거치도록 해 기존 ‘하도급 계약 심사위원회’ 심사 대상을 확대한다.
아울러 ‘직접 시공’ 비율을 높일 수 있도록 법령 개정을 추진한다. 공사 수행능력 평가 시 적용하는 ‘행정안전부 회계예규’의 일부 항목이 직접시공 활성화에 장애가 되는 실정인 만큼 이에 대한 개정을 건의해 행정안전부와 제도 개선을 협의 중이다.
김헌동 SH공사 사장은 “건설공사의 직접시공제를 통해 다단계 하도급 구조로 촉발되는 부실시공, 임금체납, 불법 근로자 고용 등을 막아 천만 서울시민이 만족하는 고품질 명품 백년주택을 공급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