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업계가 역대급 상생협약을 속속 내놓으면서 가맹점주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편의점 사업 특성상 규모의 경제가 중요한 만큼 기존 가맹점주의 이탈을 방지하고 신규 가맹점주를 끌어들이기 위함이다. 과거보다 신규 출점이 녹록지 않은 것 역시 매년 상생협약을 확대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CU는 최근 내년도 지원 방안을 담은 상생협력 안내문을 가맹점에 발송했다. CU는 지난해 역대 최대 규모인 2000억 원 규모의 상생안을 발표했으며 올해는 이보다 예산을 20% 이상 확충했다.
CU는 올해에 이어 내년도 상생협약의 방향성을 단순 지원이 아닌 가맹점의 실질적인 매출 향상을 돕는 방향으로 유지한다. 이를 통해 실제 CU 가맹점의 신상품 매출이 전년 대비 22% 올랐고, 같은 기간 폐기 지원 대상 상품들의 매출 역시 13% 늘었다는 설명이다.
우선 간편식사, 디저트, 냉장안주, 과일·채소, 반찬 등 총 41개 카테고리를 대상으로 지원하는 월별 최대 폐기 지원 한도는 점포당 기존 40만 원에서 50만 원으로 확대하고, 장기간 판매되지 않은 상품들을 반품할 수 있는 ‘저회전 상품 철수 지원 제도’를 신설했다. 직전 분기 신상품 도입률 기준에 따라 가맹점에 분기마다 5만 원을 지급한다. 월 최대 15만 원의 신상품 도입 지원금 제도는 유지했다. 고객만족조사 결과에 따라 우수점은 별도로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다.
금리 인상으로 어려움을 겪을 가맹점주를 위해 상생협력펀드의 이자지원 가능 대출 금액의 한도를 2000만 원에서 5000만 원으로 대폭 늘렸고 지원 자격도 완화했다. 작년 도입한 생산물배상책임보험도 기존 즉석조리에 한정된 배상 범위를 식품과 비식품 전체로 확대한다. 이밖에 △통합유지보수 업체 관리 대상 품목 무료 교체 △중집기 기능성 부품 지원 △점포 간판 및 조명 교체 △전용 복지몰 △냉동·냉장식품 간접피해 보상보험 △전국 종합건강검진처 할인 △무료 노무·법무·세무 상담 △안심근무보험 무료 가입 △노무관리솔루션 등을 제공한다.
CU 관계자는 “수익성 향상에 중점을 둔 올해 상생지원안 효과가 가시적으로 나타나면서 큰 틀의 지원 방향은 유지하고 세부 항목의 기준을 확대 조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 4위 사업자인 이마트24도 이달 초 경영주 협의회와 상생협약을 체결하며 가맹점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상생안에는 △결품 보상제도 확대 △자연재해 피해 점포 생활지원금 지급 △경영주 연중휴가 지원비 상향 △상조서비스 할인혜택 제공 등이 추가·확대됐다.
가맹점이 주문했지만 입고되지 않은 상품에 대한 보상금을 지원하는 결품 보상제도는 프레시 푸드, 간편식품에서 유제품까지 확장했고, 침수 등 자연재해로 가맹점이 7일 이상 영업을 못 할 때 생활지원금 100만 원을 지원한다. 최저시급 인상으로 인건비가 증가한 점을 고려해 경영주 휴가 지원비를 상향하고, 임직원과 동일한 수준의 상조 서비스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또 특별한 거절 사유가 없는 한 가맹본부는 가맹점의 계약갱신 요청에 대해 거절이 불가능하다는 내용을 포함했으며, 내년에 IT 인프라에 지속해서 투자해 가맹점 운영 효율성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밖에 가맹점 자녀 학자금 지원, 가맹점 경영주를 위한 휴양시설 할인 혜택, 경영주 복지몰 등을 운영하고 있다.
GS25와 세븐일레븐 역시 내년 지원 방안을 담은 상생안을 연내 내놓을 예정으로 알려졌다.
한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한해 수천 개의 가맹점 쟁탈전이 벌어질 정도로 경쟁이 치열해 기존 가맹점주의 이탈 방지와 신규 가맹점주를 모시기 위한 상생안 규모는 매년 늘 수밖에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업체별 점포 수는 CU 1만5855개, GS25 1만5499개, 세븐일레븐 1만1173개였으며, 올해 상반기 세븐일레븐이 미니스톱을 인수하면서 1만3969개로 늘었다. 이마트24는 5857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