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부·금융위·금감원, 퇴직연금사업자 간담회 개최
퇴직연금 사전지정운용제도(디폴트옵션) 심의 과정에서 상품 보수가 대폭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보다 먼저 디폴트옵션을 도입한 선진국들도 보수가 20~30% 인하됐다.
고용노동부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은 21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디폴드옵션 현장 안착을 위한 퇴직연금사업자 간담회를 열었다. 이번 간담회에는 이정식 고용부 장관,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 이복현 금감원장과 이재근 국민은행장, 진옥동 신한은행장, 박성호 하나은행장, 이원덕 우리은행장, 윤종원 기업은행장, 전영묵 삼성생명 사장, 편정범 교보생명 사장, 여승주 한화생명 사장홍원학 삼성화재 사장,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회장, 장석훈 삼성증권 사장,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최병철 현대차증권 사장이 참석했다.
디폴트옵션은 근로자가 본인의 퇴직연금 적립금을 운용할 금융상품을 결정하지 않을 경우 사전에 정해둔 운용방법으로 적립금이 자동 운용되도록 하는 제도다. 미국, 영국, 호주, 일본 등 선진국들은 이미 디폴트옵션을 도입해 연 평균 6~8%의 안정적 수익률을 내고 있다. 한국은 7월 이후 두 차례 승인을 위한 심의를 진행했다. 39개 퇴직연금사업자가 총 318개 상품을 신청했으며, 이 중 259개 상품이 승인됐다. 특히 심의 과정에서 대다수 사업자들이 펀드 보수를 기존보다 낮춰 신청했으며, 2차 심의 과정에서 보수를 추가 인하했다. 해외 선진국들도 디폴트옵션 도입 이후 상품 보수가 20~30% 인하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정식 장관은 “상품의 승인은 제도의 문을 여는 출발점이며, 앞으로 현장에서 어떻게 운영되는지가 제도 도입의 성과를 좌우할 것으로 본다”며 “퇴직연금사업자들은 적극적으로 홍보·안내하고, 기업과 근로자에 대해 명확한 정보와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해달라”고 당부했다.
비공개로 진행된 간담회에서 정부는 퇴직연금사업자들의 의견을 수렴했다. 최현만 회장은 퇴직연금 콘텐츠와 공익광고 제작 등 적극적인 홍보 캠페인을 제안했다. 이재근 행장은 “폐업 등으로 근로자들이 퇴직연금 청구를 하지 못해 미수령 상태로 금융기관에 남아있는 퇴직연금이 수천억 원 수준”이라며 정부와 금융기관이 협업해 ‘퇴직연금 찾아주기’ 애플리케이션(앱)을 개발할 것을 제안했다. 이원덕 행장은 개인형 퇴직연금제도(IRP) 가입자 중 적립금이 없는 가입자에 대한 퇴직연금 의무교육 규제 완화를 건의했다.
이정식 장관은 “오늘 제안해준 내용은 정부에서도 적극 검토하고 필요한 사항은 정책에 반영하겠다”며 “사전지정운용제도가 씨앗이 돼 퇴직연금이 본연의 역할을 다하는 훌륭한 재목으로 자랄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애정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퇴직연금사업자가 늦어도 내년 초까지 7개에서 10개 상품을 승인받을 수 있도록 심의위원회를 상시 운영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