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알뜰폰 활성화 대책에도…“골목상권 침해하는 꼴” 중소사업자는 울상

입력 2022-12-22 15:16수정 2022-12-22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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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기정통부, 알뜰폰 지속성장 위한 시장 활성화 방안 발표
도매대가 데이터당 1.61월→1.29원으로 인하…19.8% 낮아져
금융권 KB리브엠 이어 내년 1월 '토스모바일' 서비스 진출
“알뜰폰 경쟁력 제고” 취지 불구 금융권 진출로 생존 기로에

정부가 이용자들의 통신비 부담 완화를 위해 알뜰폰 활성화 등을 담은 가계통신비 인하 대책을 발표했다. 알뜰폰이 이동통신사로부터 망을 빌리는 대가로 지불하는 금액인 ‘도매대가’를 인하해 이용자들에게 더 많은 혜택을 제공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하지만 알뜰폰 업계에서는 활성화 대책도 좋지만 자본력을 보유한 금융권의 알뜰폰 시장 진출을 ‘골목상권 침해’라고 보고 손해를 감수한 과도한 생존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 우려하고 있다.

도매대가 인하 결정…요금제 경쟁 활발해질 듯

과기정통부는 알뜰폰의 지속 성장을 위한 이용자 보호 및 시장 활성화 방안을 추진한다고 22일 밝혔다. 민생안정대책으로 가계통신비 인하를 내세운 상황에서 도매대가 인하를 통해 알뜰폰 시장을 활성화하고 이용자 보호를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알뜰폰은 2010년 도입된 이후 10월 기준 1246만 명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알뜰폰 가입자는 올해 10월 기준 1246만 명으로 2019년 말 775만 명에 비해 471만 명 증가했다. 그러나 전체 가입자 중 순수 휴대폰 가입자는 소폭 증가에 그쳤다. 알뜰폰 시장 매출액은 전체 이동통신 시장 매출액의 5%에 불과해 영업이익은 여전히 적자 상태다. 이에 과기정통부는 알뜰폰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요금과 서비스 경쟁력 강화 뿐만 아니라 이용자 보호 강화까지 포함돼야 한다고 보고 활성화 대책을 마련했다.

우선 종량제 도매대가는 데이터 1.61→1.29원/MB(-19.8%), 음성 8.03→6.85원/분(-14.6%)으로 인하한다. 도매제공 의무 사업자인 SK텔레콤은 이에 따라 도매대가가 약 20% 인하돼 1MB 당 1원 초반으로 낮아졌다. 도매대가는 알뜰폰이 이동통신사에 망을 빌리는 대가로 지불하는 금액을 뜻한다. 지불하는 금액이 낮을수록 이용자들에게 혜택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에 알뜰폰 업계에서는 꾸준히 도매대가 인하를 요구해 왔다.

이번 대책으로 도매대가가 인하된 만큼 알뜰폰 중소 사업자들이 자체 요금제를 정비해 활발한 경쟁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SKT가 알뜰폰 사업자에게 도매제공 중인 LTE, 5G 요금제의 수익배분 대가율을 1~2%p씩 인하해 더욱 저렴한 요금제가 제공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이번 알뜰폰 활성화 방안에 따라 알뜰폰 업계가 경쟁력을 제고해 나갈 수 있도록 지속 지원할 예정”이라며 “향후 인수합병 등을 통해 개별 알뜰폰사의 경쟁력이 보다 향상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금융권 알뜰폰 진출에 중소 사업자는 생존 기로

정부가 알뜰폰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금융권의 알뜰폰 시장 진출로 인해 중소사업자들은 생존에 위협을 받고 있다고 호소한다. 금융권에서는 대규모 자본력을 동원할 수 있는 만큼 적자를 감수한 공격적인 마케팅을 진행하면 중소 사업자들이 살아남기 어렵다는 우려다.

현재 알뜰폰 시장에는 KB국민은행이 2019년 ‘KB리브엠’을 출시하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여기에 내년 1월에는 금융플랫폼 ‘토스’를 운영하고 있는 비바리퍼블리카가 ‘토스모바일’을 통해 알뜰폰 시장에 진출한다. 비바리퍼블리카는 이를 위해 지난 7월 알뜰폰 사업자 ‘머천드코리아’ 지분 100% 인수한 상태다. 이 외에도 전자결제업체 KG모빌리언스도 ‘KG모바일’을 통해 알뜰폰 시장 진출 의사를 밝힌 상태다.

금융업체들의 알뜰폰 시장 진출에 중소형 알뜰폰 사업자들은 생존 우려를 먼저 나타냈다. 알뜰폰 업계 한 관계자는 “금융업체들은 아무래도 자본력이 있기 때문에 수익성을 포기하고 요금 경쟁력으로 이용자들을 끌어모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며 “알뜰폰 중소사업자 입장에서는 자본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생존에 위협을 받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대규모 자본이 투입되면 알뜰폰 출범 취지와는 다르게 골목상권 침해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통사 이상의 자본력을 투입해 거대 금융기관들의 마케팅 경쟁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다.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KMDA)는 성명서를 통해 “거대 금융기관들은 혁신 서비스는 보여주지 못하고 막대한 자본력 기반의 금권 마케팅으로 이동통신 시장을 혼탁하게 할 것”이라며 “거대 금융기관들의 진입으로 중소 유통업체들과 중소 알뜰폰 사업자들은 이동통신 생태계에서 설자리를 잃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업계 한 관계자도 “가입자들은 서비스 경쟁력뿐만 아니라 중요한 것 중 하나는 요금 가격인데 수익성 악화를 감수하면서 공격적인 마케팅을 한다면 중소사업자 입장에서는 버틸 수 없다”며 “소위 ‘돈으로 찍어 누른다’식으로 나오게 되면 중소사업자들은 서비스 자체가 어려워지고 생존 자체가 위협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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