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 연설서 “미국 지원, 자선 아닌 민주주의에 대한 투자”
바이든, 패트리엇 포함 2조 원대 군사지원 선물
미 의회, 449억 달러 지원안 표결 앞둬
21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백악관에 도착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회담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전쟁 중 미국행은 위험한 여정이었던 만큼 워싱턴D.C. 도착 전까지 경비는 첩보전을 방불케 했다. 기차를 타고 폴란드로 넘어간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 공군 전투기 F-15의 엄호 속에 미군 수송기를 타고 미국으로 향했다. 독일 공군기지에선 만일을 대비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조기경보기가 발진해 북해를 살폈다.
바이든 대통령을 만난 젤렌스키 대통령은 “고맙다는 말만으로는 우리 감정을 충분히 전달하기 어렵다”며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 역시 “당신이 올 수 있게 돼 기쁘다”며 환대했다.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우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 전쟁을 멈출 의사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미국은 모든 걸음마다 우크라이나와 함께했고 우린 여러분이 필요하다고 하는 만큼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도 “정의로운 평화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내겐 조국의 영토 보존에 타협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끝까지 싸우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번 방미로 그간 숙원 과제였던 패트리엇 방공 미사일을 포함해 18억5000만 달러(약 2조3828억 원) 상당의 군사지원을 약속받았다. 이와 별개로 미 의회는 이번 주 우크라이나에 대한 449억 달러 지원안이 포함된 예산안 표결을 앞두고 있다. 우크라이나 지원이 부담스러운 수준까지 도달했다는 지적과 계속 지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맞서는 상황에서 이번 정상회담과 의회 연설이 초당적 지지를 끌어낼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한편 푸틴 대통령은 또다시 핵 위협 카드를 꺼냈다. 그는 국방부 이사회 확대 회의에 참석해 “핵전력 현대화는 국가 주권과 영토 보존의 핵심 요소이자 힘의 균형을 보증하는 요소”라며 “핵전력 전투태세를 계속 향상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