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구속 영장이 청구된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했다.
26일 오후 2시부터 김유미 서울서부지법 영장전담판사는 박 구청장과 최원준 용산구청 안전재난과장에 대한 심문을 시작한다.
박 구청장은 이날 오후 1시 20분께 법원에 모습을 드러내며 “휴대전화를 바꾼 이유가 무엇이냐”, “경찰이 지자체에 사고의 일차적 책임이 있다고 판단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 등 취재진 질문에 답하지 않고 법원으로 빠르게 들어갔다.
이날 오후 1시 26분께 출석한 최 과장 역시 별다른 말없이 법원에 들어섰다.
박 구청장은 관할 지방자치단체장으로서 핼러윈 기간 안전사고 대비책 마련을 소홀히 하고 참사에 부적절하게 대처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이태원 참사를 수사하는 경찰 특별수사본부(특수본)는 박 구청장이 수사를 앞두고 휴대전화를 교체하는 등 증거인멸을 시도한 정황을 구속 사유로 영장에 적시했다.
최 과장은 핼러윈 안전조치 책임이 있는 주무 부서 책임자이면서 부실한 사전 조치로 참사를 초래하고, 사후 대응도 미흡하게 해 인명 피해를 키운 혐의(업무상과실치사상)를 받는다. 참사 발생 후 재난 사태 수습에 필요한 조처를 하지 않은 혐의(직무유기)도 적용됐다.
앞서 특수본은 이달 5일 핼러윈 위험분석보고서를 삭제한 혐의(증거인멸교사)로 용산서와 서울경찰청 정보담당 간부 2명을 구속했다.
이달 23일에는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총경)과 송병주 전 용산서 112상황실장(경정)도 각각 증거인멸교사, 허위공문서작성·행사와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구속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