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공급 축소 우려…나눔형 실수요자 반응 미지수”
윤석열 정부 첫 공공분양 사전청약이 베일을 벗었다. 정부는 서울 고덕강일 3단지와 고양창릉, 양정역세권, 남양주진접2 등 서울 인접 지역에 시세보다 최대 30% 저렴한 공공분양주택 2298가구를 공급한다. 분양가는 고양창릉 지구에 짓는 나눔형 전용면적 84㎡형 기준 5억5283만 원으로 책정됐다.
이번 사전청약 물량 분양가는 주변 시세보다 저렴하지만, 향후 수익을 공유하는 ‘나눔형’과 건물만 분양하는 ‘토지임대부주택’ 방식으로 공급된다. 최근 서울을 포함한 전국에 청약 한파가 몰아치는 만큼 새로운 유형의 공공주택이 흥행몰이에 성공할 것인지 물음표가 뒤따른다.
국토교통부는 30일부터 ‘공공분양주택 50만 가구’ 공급대책의 후속 조치로 공공분양 사전청약을 시행한다고 28일 밝혔다.
이번 사전청약은 청년 특별공급 등이 포함된 나눔형 도입 이후 처음 시행되는 시범사업이다. 주요 지역별로는 고양창릉(877가구)와 양정역세권(549가구), 서울 고덕강일 3단지(500가구), 일반형으로는 남양주진접2(372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나눔형(이익공유형) 공급물량의 분양가는 시세 70% 수준으로 공급되며, 향후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환매 시 시세 차익의 70%를 분양받은 사람에게 귀속한다. 또 연 1.9~3.0%의 금리로 최장 40년간 분양가의 80%까지 대출받을 수 있다. 전체 물량 중 80%가 특별공급으로 공급되며 신혼부부 40%와 청년 15%, 생애최초 25% 등으로 배정된다.
고덕강일 3단지는 이른바 ‘반값 아파트’인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으로 공급된다. 토지는 공공이 소유하고, 건축물만 수분양자에게 건설원가 수준으로 분양한다. 수분양자는 토지임대료를 낸다. 남양주진접2은 일반형으로 시세 80% 수준으로 공급되며, 이익공유의 조건이 없는 분양주택이다.
추정 분양가는 고양창릉 전용 84㎡형 기준 5억5283만 원으로 책정됐다. 전용 59㎡형은 3억9778만 원이다. 양정역세권 전용 84㎡형은 4억2831만 원으로 공시됐다. 서울 고덕강일 3단지는 전용 59㎡형이 3억5537만 원 수준으로 나왔다. 일반형인 남양주진접2 전용 59㎡형은 3억3748만 원 선이다. 청약 일정은 2월 특별공급부터 차례대로 접수를 시행한다.
문제는 최근 청약 한파의 골이 깊다는 점이다. 분양시장이 얼어붙은 만큼 공공분양 사전청약 정책의 시행 효과가 반감된다는 것 중론이다.
문재인 정부 당시 공공·민간 사전청약은 과도한 부동산 투자 심리를 잠재우기 위한 성격이 짙었다. 하지만, 올해는 부동산 경기가 침체하면서 민간 아파트 청약 시장에 수요자 발길이 끊긴 상황이다,
부동산 정보업체 리얼투데이가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통계를 분석한 결과, 이달 기준 전국 1순위 청약 경쟁률은 8.5대 1에 그쳤다. 이는 2014년(6.7대 1) 이후 8년 만에 한 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한 것이다. 2020년 26.8대 1과 지난해 19.1대 1과 비교하면 ‘반의 반 토막’ 수준이다.
아울러 수익공유형(나눔형)과 토지임대부주택 등 과거 청약시장에서 실수요자에게 외면당한 주택 유형으로 공급되는 것도 변수다. 특히, 토지임대부주택은 분양 비용과 별도로 월 임대료를 내야 하고, 주택 재건축 시 토지를 따로 사들여야 하는 단점이 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최근 민간 건설사들이 미분양으로 어려워하는데 사전청약까지 이어지면 민간 공급 위축이 예상된다”며 “수요자는 저렴한 가격이 장점이라 집값 하락기에 관심이 늘어날 수 있지만, 나눔형 등 유형은 가격 하락 때도 손실을 함께 분담해야 해 많이 유리한 조건도 아니다. 개별 수요자마다 평가가 엇갈릴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