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b3 본질에 집중할 때 크립토 윈터 끝날 것”
스마트 계약 등 실질 서비스, 몇몇 브랜드 성장에 가려"
“힘들지만 꼭 필요한 경험, 놓칠 수 없는 기회”
블록체인 보안 전문 기업 서틱(CertiK)의 롱후이 구 공동대표는 지난해 가상자산 시장과 다가오는 2023년을 이렇게 한마디로 정의했다. 지난달 서면으로 만난 롱후이 구 대표는 “가상자산 업계가 올해의 교훈을 배우고 사람들에게 실질적인 이익을 제공하는 플랫폼을 만들 때 크립토 윈터가 끝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구 대표는 업계가 단순히 외적인 성장에 그치지 말고, 투자자 보호 등 내실을 다져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사람들에게 실질적인 이익을 제공하는 플랫폼과 서비스는 이미 존재하지만, 사용자 보호보다 투자받는 데 급급한 몇몇 브랜드들의 성장과 급락에 가려져 있다”면서 “가용성, 탈중앙화, 보안 등을 우선시하면 크립토 윈터를 탈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업계가 “투명성, 분산 및 사용자 권한 부여와 같은 웹3를 차별화하는 가치에 전념해야 생존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구 대표는 “만약 중앙 집중식 기관과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면, 우리는 우리가 대체하고자 하는 산업보다 나을 것이 없다”면서 “크립토가 대안을 얼마나 잘 이행하느냐에 따라 살거나 죽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 대표는 또 “한국에 블록체인 관련 혁신적인 제품과 서비스를 만드는 훌륭한 팀들이 여럿 있다”면서 “한국은 가상자산 관련 가장 흥미로운 나라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다음은 구 대표와 일문일답이다.
Q. 한국 독자들을 위해 서틱에 대해 설명해달라.
서틱은 블록체인 보안 기업이다. 스마트 계약을 감사하고, 취약성을 찾고, 고객과 협력해 프로젝트를 더욱 안전하게 만든다. 우리는 또 개발자와 사용자 모두 다양한 웹3 프로토콜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고 더 안전하게 거래할 수 있도록 하는 여러 도구를 갖고 있다. 2017년부터 3700개 이상의 웹3 프로젝트를 감사했고, 이들 프로젝트의 시가 총액은 3600억 달러 이상이다.
Q. 올해 암호화폐 시장은 FTX 붕괴, 테라루나 붕괴 등 우여곡절이 많았다. 올해 암호화폐 시장을 돌아봤을 때 소회는?
2022년은 어렵게 배운 교훈의 한 해였다. 많은 사람들이 돈을 잃고, 그들이 믿을 수 있다고 생각했던 프로젝트, 기업에 의해 상처를 받는 건 실망스러운 일이다. 결국, 이러한 사태는 분산형 솔루션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좋은 소식은 대부분의 DeFi 프로토콜이 지난해의 모든 혼란 속에서도 의도한 대로 작동했다는 것이다.
Q. 일각에서는 내년에도 가상자산 시장 상황이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여기에 동의하는지, 그리고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지 궁금하다.
2023년 물가가 이전 최고치로 회복될지는 여러 요인에 달렸지만, 암호화폐 산업이 죽은 것은 아니라고 본다. 할 수 있는 일은 단 한 가지. 계속해서 나아가는 것이다. 웹3 플랫폼이 자유롭고 공정하게 거래·투자·엔터테인먼트 등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가격은 단기적인 장애물이며, 장기적으로 세계에 실질적인 가치를 제공하는 프로토콜이 번창할 것이다.
Q. 비트코인 반감기 등 시장 내부적 요소보다 글로벌 거시경제 흐름이 가상자산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거시경제 동향은 가상자산 시장의 가치 평가에 부정할 수 없는 영향력이지만, 우리는 블록체인 보안 측면에 초점을 맞춘다. 자산 가격은 자산이 알아서 하도록 내버려 둬야 한다고 생각한다.
Q. 크립토 윈터 속에 투명성과 신뢰가 화두로 떠올랐다. 현재 상황이 보안기업인 서틱에게 새로운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투명성은 블록체인 기술의 주요 속성 중 하나다. 우리는 사용자와 고객에게 이를 강력하게 홍보한다. 감사하는 모든 프로젝트에 대한 상세 보고서를 게시해 커뮤니티가 프로토콜과 상호 작용할 때의 위험과 이점에 대해 제공한다. 투명성과 신뢰는 산업 전체의 성장에 도움이 될 것이다.
Q. 한국 시장에 관심을 두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한국 시장이 다른 시장들과 비교했을 때 차별화되는 점은?
한국인들은 암호화폐와 디지털 자산에 대한 강한 관심을 보인다. 일반 사용자뿐 아니라 정부도 마찬가지다. 상대적으로 명확한 규제 프레임워크를 가지고 있어서 안심된다. 또 많은 훌륭한 프로젝트들이 한국에서 탄생했다. 우리는 웹3 영역 확장을 위해 한국의 많은 흥미로운 프로젝트들과 함께 일하면서 우리의 전문성을 한국에 가져오고 싶다.
Q. 세계 각국 정부가 가상자산 산업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규제의 방향은 어떻게 흘러가야 한다고 보는가?
규제는 암호화폐와 분산형 플랫폼의 고유한 특징을 고려해야 한다. 예를 들어, 디파이(DeFi) 플랫폼은 지불 능력에 대한 실시간 증거를 블록체인에 게시할 수 있어야 한다. 이는 개인 사용자가 파악하기 어려운 분기별 재무 보고서보다 더 낫다. 규제에 대한 접근은 기술을 최대한 활용하고, 사용자에 대한 위험을 최소화하며, 혁신을 보호하고 장려해야 한다.
Q. 마지막으로, 한국 독자들에게 강조하고 싶은 말은?
크립토는 이 혹독한 겨울에도 살아남을 것이고, 어느 때보다 더 날씬하고 강하게 나타날 것이다. 작년은 지난 강세장의 과대 성장으로 인한 군살을 뺐다. 이것은 고통스러운 과정이지만, 자연스러운 순환이기도 하다. 우리는 단지 우리가 왜 여기에 있는지, 그리고 우리가 상상하는 미래를 어떻게 현실로 만들 수 있는지를 기억할 필요가 있다. 그런 다음, 자유롭고, 공정하고, 안전한 디지털 세계를 구축하는 일에 나서자.
롱후이 구 대표는?
블록체인 보안 업체 서틱의 공동 창업자. 2017년 쫑 샤오(Zhong Shao) 예일대 교수와 공동 창업 후 미국 콜롬비아 대학에서 컴퓨터 과학 분야 조교수(Tang Family Assistant Professor of Computer Science at Columbia University)를 맡고 있다. 서틱은 바이낸스, OKEX 등과 파트너십 맺고 가상자산 검증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2022년 4월 8800만 달러 규모의 B3 라운드 투자를 받아 기업가치 20억 달러를 달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