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과 저축은행의 정기예금 금리가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반면 그 틈새를 하루만 돈을 맡겨도 이자를 받을 수 있는 '파킹통장'이 금리를 올리면서 고객 유치 경쟁에 나서고 있다.
31일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지난달만 해도 연 5%대를 기록하던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이날 기준 최고 연 4.80%로 하락했다. 우리은행의 '우리 첫거래우대 정기예금' 금리가 연 4.80%로 가장 높고, 하나은행 '하나의정기예금'이 연 4.60%, 우리은행 'WON플러스예금'이 연 4.59%, 신한은행 '쏠편한 정기예금'이 연 4.47%, KB국민은행의 'KB Star 정기예금'이 연 4.27%, NH농협은행의 'NH왈츠회전예금Ⅱ'가 연 4.13% 수준이다.
저축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도 지난달 말 최고 6.10% 수준이었으나 31일 기준 최고 5.70%로 정기예금 금리가 낮아졌다.
최근 기준금리 상승 기조에도 정기예금 금리가 이처럼 낮아진 것은 은행채 발행이 재개된 영향이 크다. 은행이 은행채를 통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되면서 무리하게 수신금리를 높일 필요가 없어졌다. 여기에 은행채 금리가 하락한 영향으로 예금 금리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은행채 6개월물, 1년물, 5년물 금리는 30일 기준 각각 4.355%, 4.362%, 4.671%로 11월 대비 하락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이달 들어 예금 금리 지표에 영향을 끼치는 은행채 금리가 지속해서 낮아지면서 정기예금 금리도 하락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반면 인터넷전문은행과 저축은행에선 지속해서 고금리 파킹통장 상품을 내놓으면서 금융소비자를 유혹하고 있다.
OK저축은행은 26일 하루만 맡겨도 최고 연 5% 금리를 제공하는 파킹통장 상품인 'OK읏백만통장Ⅱ'를 출시했다. 이 상품은 500만 원까지 연 5% 금리를 제공하고, 500만 원 초과 5000만 원까지 예치금에 대해 최고 연 4% 금리를 제공하는 상품이다.
시중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연 4%대 중반, 저축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연 5%대 중반을 기록하는 상황에서 오히려 고금리 파킹통장에 대한 매력이 돋보일 수밖에 없다.
애큐온저축은행의 모바일앱 전용 파킹통장인 '머니쪼개기'는 내년 1월 2일부터 금리를 연 4.3%로 올린다. 현재는 연 4.0%의 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용도에 따라 통장을 쪼개서 쓸 수 있는 상품으로, 1인당 최대 5개까지 가입할 수 있다.
보유한 쪼개기 계좌 잔액을 모두 합산해 현재는 1인당 최대 2000만 원까지 가입할 수 있지만, 내년 1월 2일부터 1인당 최대 3000만 원까지 가입할 수 있도록 한도도 늘어난다.
앞서 토스뱅크는 13일부터 파킹통장인 '토스뱅킹 통장'에 5000만 원까지 연 2.3%, 5000만 원 초과 예치금에 대해 연 4.0%의 금리를 적용했다.
케이뱅크도 12일 '플러스박스'의 금리를 연 3%로 인상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MZ세대를 공략하기 위해 모바일 플랫폼을 활용해 파킹통장이 나오기 시작했는데, 하루만 돈을 예치해도 이자를 받을 수 있는데다 금리도 연 4~5%대로 오르는 등 다양한 장점이 부각되면서 고객 연령층도 다양해지고 있다"며 "특히 최근 정기예금 금리가 다소 인하하는 상황에서 파킹통장이 틈새시장을 적절히 공략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