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규제 당국이 알리바바의 금융 자회사 앤트그룹의 소비자 사업부의 증자 계획을 승인했다. 사실상 2년 넘게 규제로 옥죄었던 이 회사의 기업공개(IPO) 장애물이 걷히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은감위)가 앤트그룹의 소비자 금융사업부의 105억 위안(약 1조9361억 원) 규모의 자금 조달 계획을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30일 은감위 공고문에 따르면 당국은 앤트그룹의 ‘충칭 앤트 소비자 금융(Chongqing Ant Consumer Finance)’의 자본금을 185억 위안으로 늘리려는 회사 계획을 승인했다. 이 중 52억5000만 위안을 앤트그룹이 출자하고, 소비자 금융 사업부의 지분의 절반을 가져갈 예정이다. 항저우시도 일정 금액을 출자하고 10% 지분을 가져가 2대 주주가 된다.
이 밖에 중국 국영 화룽자산운용과 배터리 제조업체 CATL 등이 이번 자금 조달의 주요 투자자에 이름을 올렸다고 포브스는 전했다.
블룸버그는 앤트그룹이 이번 자금 조달이 당국의 지시사항에 따라 개편 작업이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포브스는 이번 자금 조달을 통해 앤트가 소비자 지향적인 개인 대출 사업을 할 수 있게 됐으며, 2020년에 갑작스럽게 중단된 IPO 재개하는데 주요 장애물을 제거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물론 여전히 IPO를 재개하기에 앞서 금융사 소유 승인을 받기 위해서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숙제는 남아있다.
하지만 최근 중국 당국이 2년 넘게 이어온 자국 기술기업에 대한 기조 변화가 감지되면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주 중국 당국은 텐센트의 새 블록버스터 게임 출시를 승인하면서 그간 규제로 공백이었던 신규 파이프라인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알리바바 설립자인 마윈은 지난 2020년 10월 공개석상에서 “중국 금융당국이 ‘전당포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다”며 정면 비판했다가 현재 공개석상에서 자취를 감췄다. 이 무렵 상장이 예정됐던 앤트그룹 상장도 갑작스럽게 취소됐다. 한때 세계 최대 IPO가 될 것으로 기대됐던 앤트그룹은 여전히 상장되지 못한 채로 남아있다. 알리바바는 앤트그룹의 지분 33%를 보유하고 있다.
알리바바는 2021년 4월 반독점 혐의로 역대 최대 규모인 28억 달러 규모의 벌금 철퇴를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