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보단 한국으로"…해외진출기업 24곳, 국내 복귀해 1조원 투자

입력 2023-01-05 11:16수정 2023-01-05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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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은 지난해 1월 플라스틱 바이오 기술 분야의 국내 복귀를 선택했다. 투자 규모만 약 2100억 원에 달했다. 플라스틱 바이오 공장을 해외에 더 늘리진 못하지만, 국내에선 정부의 해외진출기업복귀법에 따라 각종 혜택을 받게 된다는 점을 고려했다. 불안한 국제 공급망 속에서 해외 증설보단, 안정적인 국내를 택한 것이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용 소재 기업인 동진쎄미켐도 국내로 유턴했다. 동진쎄미켐은 국내 최초, 세계 네번째로 반도체용 포토레지스트 개발에 성공해 3D 낸드플래시 생산용 PR의 세계시장 점유율 1위를 달성한 기업이다. LG화학 이후 두 번째로 해외진출복귀법 혜택을 받았다. 해외보단 국내에서 투자를 늘려 내년까지 1127억 원을 투자하고 40명을 신규 채용할 계획이다.

불안한 국제 공급망과 물가 상승, 경제 위기로 인해 해외진출기업이 국내로 복귀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지난해 24개 기업이 국내로 복귀해 역대 최대 규모인 1조 1100억여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특히 중국 진출 기업들의 복귀가 늘었다. 정부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 해외진출 기업이 국내에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5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22년 해외진출기업 국내복귀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복귀를 확인받은 기업은 24곳이다. 2021년보단 2곳 줄었지만, 투자 계획 규모만 1조 1089억 원에 달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투자 규모가 늘어난 이유는 중견기업과 대기업의 비중이 늘어난 탓이다. LG화학과 동진쎄미켐 외에도 반도체와 모바일용 PCB를 만드는 기업, 반도체용 화학제품을 만드는 기업 등 해외진출복귀법에 따라 첨단업종과 공급망 핵심 기업으로 인정된 6곳이 복귀했다. 500억 원 이상 투자하는 기업만 7개에 달한다.

이외에도 전기·전자가 11곳, 자동차가 5곳, 기계가 2곳으로 주력 업종이 전체의 83.3%를 차지했다. 상대적으로 노동력이 적게 투입되는 터라 고용계획 규모는 2021년보다 21.3% 감소한 1794명에 그쳤다.

주목할 점은 복귀국가다. 24곳 중 중국에서 복귀한 기업만 15곳에 달했다. 베트남이 4곳으로 중국과 베트남에서만 80%가 복귀했다.

중국 진출 기업이 국내 복귀를 선택한 이유는 최근 국제 시장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국내 지원은 늘어났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중국에서 공장 증설을 위해 300억 원을 투자해야 한다면, 국내에서 350억 원을 투자하더라도 정부 지원이 많고 시장이 안정적이기 때문에 복귀를 선택한다는 것이다. 고용지원금도 나오기 때문에 기업으로선 복귀가 유리하다.

산업부가 국내 복귀 기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도 해외 투자환경 악화와 국내 내수시장 확대가 주요 복귀 요인으로 선정됐다. 이외에도 현지 규제 강화와 미·중 통상갈등 등이 이유로 꼽혔다.

중국 진출 기업의 국내 복귀는 이어질 전망이다. 전날 산업연구원이 발표한 중국 진출 기업 경영환경 실태 조사에서 철수나 이전을 고려하는 기업은 2년 전보다 4배 가까이 늘어난 9.6%를 차지했다.(참고 기사: "중국과 헤어질 결심"…中 진출 기업 절반 가동률 반토막)

정부 관계자는 "제도 개선을 계속했다. 해외 사업장을 확대만 안 하고 유지만 하면 된다는 조건이나 첨단 공급 핵심 업종은 국내 신사업을 추진할 때 국내 복귀로 인정해준 정책 등이 (국내 복귀 선택에) 많은 기여를 했다"며 "운영비와 인건비가 더 들지 몰라도 보조금도 지원해주고, 기업 설명회에서도 발표를 많이 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경제 활성화와 공급망 안정화 등에 도움이 되는 우량 기업의 국내 복귀를 위해 유치 활동과 지원을 이어갈 전망이다. 산업부는 올해만 570억 원에 달하는 투자보조금 등 유인책을 활용해 안정적인 국내 정착을 지원한다. 코트라는 관계 기관, 업종별 협단체와 대규모 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홍보를 추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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