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호 부총리, ‘2023 교육부 주요 업무 추진계획’ 보고
2025년부터는 학교현장에서 학생들이 AI(인공지능)를 기반으로 한 디지털 교과서로 수업을 받게 될 전망이다. 수업에 ‘학점’ 표현을 사용하는 고교학점제도 전면 도입된다. 지역 현장에서는 시도지사와 교육감 후보가 공동으로 출마해 ‘러닝메이트’를 이루는 방안도 적극 추진된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3년 주요 업무 추진계획’을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교육부는 2023년을 교육개혁의 원년으로 삼고 4대 개혁분야, 10대 핵심정책을 본격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먼저 기존 서책형 교과서는 AI(인공지능) 기반의 디지털 교과서로 탈바꿈한다. 이를 위해 교육부는 2025년 ‘디지털 교과서 플랫폼’ 도입을 목표로 한 ‘디지털 교육혁신 방안’을 이번 달 내 수립해 발표한다.
이 부총리는 “아이들이 단순히 디지털 교과서를 AI 기반으로 해 지식을 전달받는 데 그치는 게 아닌 교사들이 이것을 기반으로 해 (학생들의) 개별 사회 정서적 멘토나 프로젝트 학습과 관련한 부분까지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교육부 관계자는 “2022 개정교육과정에 맞춰 2025년에 초3~4학년, 중1, 고1에 먼저 디지털 교과서가 적용되도록 추진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학교 수업과 평가 방식도 바뀐다. 먼저 고교학점제가 예정대로 2025년에 시행된다. 다만, 최근 이 부총리는 기자간담회서 공통과목을 듣는 고1까지 절대평가를 시행하는 방안 등 여러 방식을 고려해 오는 2월 관련 보완방안을 확정하겠다고 말했다. 공통과목은 상대평가, 선택과목은 절대평가라는 기존 계획이 수정될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자사고·외고 존치 여부를 포함한 ‘고교 교육력 제고 방안 시안’은 상반기 중 발표한다. 애초 해당 방안은 ‘고교체계 개편안’으로 다음 달에 발표예정이었으나 일정이 순연됐다. 자사고 등 존치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현재까지는 알려져 있다.
현장에서는 고교학점제가 시행되면 자사고·외고에 대한 선호도는 더욱 높아져 고교 서열화와 일반고 황폐화가 더욱 가속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높은 상황이다. 상대평가인 경우에는 자사고·외고 학생들은 일반고에 비해 내신이 불리하지만 절대평가로 바뀌면 이 같은 불이익이 사라져, 중학교 때부터 고교 입시 경쟁이 더욱 과열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역 교육 현장에도 변화를 줄 방침이다. 교육부는 시도지사- 교육감 러닝메이트제를 추진한다. '러닝메이트제'는 현재 분리돼 실시 중인 광역시도지사 선거와 시도교육감 선거를 합쳐, 시도지사와 교육감 후보가 공동으로 출마하는 제도다. 이를 위해서는 '지방교육자치법' 및 '공직선거법' 개정이 국회서 통과돼야 한다.
다만, 전날(4일) 서울시교육감인 조희연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러닝메이트제는 학생과 교육을 생각하기보다는 정당과 정치권에 줄서기를 조장하고, 교육의 자주성과 전문성, 정치적 중립성을 심각하게 훼손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지난해 12월 15일 국정과제 점검회의에서 윤 대통령은 "시도지사와 교육감이 러닝메이트로 출마하고 지역 주민들이 선택한다면 그것이 지방 시대, 지방의 균형 발전에 훨씬 도움이 되지 않겠나"라고 말한 바 있다.
이외에도 가정맞춤 교육개혁으로는 유보통합추진단을 설치해 유아교육·보육 통합을 본격 준비한다. 또 늘봄학교를 도입해 4개 시도교육청 시범운영에 나선다. 지역맞춤 교육개혁으로는 지역과 대학의 자율성을 보장해 대학의 대한 정원, 학사, 재정운영 규제를 과감히 제거하고 정부 평가를 폐지한다는 계획이다.
이 부총리는 “교육개혁 추진 과정에서 충분히 설명하고 현장의견도 심층 수렴하겠다”면서 “지자체, 관계부처, 시도교육청, 민관과의 연대와 공조가 필수이므로 사회부총리 부처로서 수평적 협력 파트너십으로 협업에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