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 CES 현장 누벼…총수들, 다보스포럼 집결 가능성
근래에 재계에서 가장 왕성하게 활동 중인 총수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다. 이 회장은 지난해 8월 15일 광복절 특별사면에서 복권된 이후 숨 가쁜 국내외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이 회장은 복권 직후 삼성전자 기흥ㆍ화성 캠퍼스를 방문해 직원 간담회를 열었고 삼성엔지니어링,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삼성SDS, 멕시코ㆍ파나마 법인, 삼성생명을 찾았다. 10월 회장 취임 후에는 아랍에미리트(UAE),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중동과 동남아시아 오가며 시장 상황과 현지 사업 전략을 점검하고 유력 인사들과 네트워킹을 강화했다.
이 회장은 올해 상반기에 개최될 것으로 예상되는 미국 테일러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 착공식에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미국 내 제조업 부흥을 꾀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삼성전자의 테일러 반도체 생산공장을 경제 치적 중 하나로 내세운 만큼 이른 시간 내에 '세레모니'를 할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했다. 삼성전자 테일러 반도체 생산공장 건설 공사는 이미 지난해 말부터 시작됐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테일러 반도체 생산공장 착공식 일정에 관해 결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 미국, 일본에서 배터리ㆍ바이오ㆍ반도체 분야의 파트너십을 강화한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세계 최대 가전ㆍIT 전시회 'CES 2023'을 참관하기 위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머물고 있다. 최 회장은 계열사 경영진과 현지에서 SK그룹이 주력하는 친환경 에너지를 비롯한 탄소중립 관련 분야 기업 및 투자자들과 만나 협력 방안도 논의할 전망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처음으로 본사가 아닌 경기 화성에 있는 현대차ㆍ기아 남양연구소에서 신년회를 열어 임직원들과 어려움을 함께 이겨나갈 것을 약속했다. 정 회장은 현대차그룹 연구개발(R&D) 핵심 거점에서 직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셀카를 찍는 등 친근감을 표현하기도 했다. 정 회장은 이날 "도전을 통한 신뢰와 변화를 통한 도약의 한 해로 삼아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고 보다 나은 미래를 향해 함께 나아가자"고 당부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16∼20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다보스포럼에 참석해 글로벌 정ㆍ재계 인사들과 교류할 예정이다. 매년 1월 열리는 다보스포럼은 스위스 휴양지 다보스에서 글로벌 현안을 논의하는 민간회의다. 올해 다보스포럼에는 이 회장과 최 회장, 정 회장 등 4대 그룹 총수를 비롯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 조현상 효성 부회장, 정기선 HD현대 사장 등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올해 재계의 경영 화두가 위기 극복인 만큼 총수들이 발 벗고 나서는 모습이 임직원들에게 좋은 동기 부여가 될 것"이라며 "오너들이 직접 현장을 누비면서 주력 사업을 챙기는 것은 책임경영 강화 차원에서도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총수들이 비즈니스 파트너들을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에서 대규모 투자 등 중요한 의사결정이 빠르게 내려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