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가스 가격 올해 2월 인도분 64.4유로 수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전쟁으로 치솟았던 천연가스 가격은 제자리로 돌아왔지만 최대 5배 가까이 오른 도시가스 관련주의 상승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특히 도시가스 판매 단가가 원자재 가격과 연동돼는 업계 특성상 영업이익은 크게 변동이 없는데 주가만 오르고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5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경기·인천 지역에 가스를 공급하는 삼천리는 이날 전 거래일과 변동없이 41만3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1월 3일 종가(9만1000원)과 비교하면 4.5배가 넘게 오른 수준이다. 서울·경기 일대 사업자인 서울가스도 같은 기간 16만6500원이었던 주가가 43만4500원까지 3배 가까이 올랐다.
주가 상승이 본격화 한건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가 유럽행 천연가스 공급을 중단시키면서다. 천연가스 가격은 지난해 2월 메가와트시(㎿h)당 79유로 수준이었지만 전쟁 후 반 년만인 지난 8월 말엔 346유로까지 폭등했다.
이후 유럽에 겨울이 오면 천연가스 가격은 더욱 뛸 것으로 예상했으나 한겨울에도 유럽의 날씨가 영상 10~20도를 오가는 등 이상기온을 보이면서 천연가스 가격은 크게 떨어졌다. 올해 2월 인도분 천연가스 가격은 64.4유로까지 내렸다. 전쟁 이전 수준으로 이미 회귀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천연가스 가격이 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삼천리, 서울가스 등 일부 도시가스 관련주들이 상승하는 이유가 투기성 자금 때문일 수 있다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같은 도시가스업을 영위하는 인천도시가스, 예스코홀딩스, 경동도시가스 등 대부분 종목들은 상승이 없었기 때문이다.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세계 가스 가격 상승이 회사 자산가치 증가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면서 “삼천리의 경우 가스전을 보유하지 않은 가스 유통 업체”라고 분석했다. 이어 황 연구원은 “주가와 실적 모두 과거로 회귀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나민식 SK증권 연구원도 “도시가스 판매 단가는 천연가스 가격에 연동 돼 있어 영업이익 레버리지가 발생하기 어렵다”면서 “지역별로 독점 사업권이 보장되기에 영업이익률은 1~2% 수준”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