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자 외 출입금지’가 교도소 생활을 조명했다.
5일 첫 방송한 SBS 예능 프로그램 ‘관계자 외 출입금지’에서는 3MC 김종국, 양세형, 이이경이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 안희정, 조두순, 고영욱, 박유천 등 수많은 인물이 거쳐 간 서울 남부 구치소에 출입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김종국, 양세형은 실제 수용자들이 거치는 정식 입소절차를 모두 밟고 ‘일일 수용자’ 신분으로 서울 남부 구치소에 입소했다. 김종국과 양세형은 난생처음 타보는 법무부 호송 버스에 신기해한 것도 잠시, 육중한 철문을 통해 들어간 구치소의 풍경에 긴장감을 감추지 못했다. 두 사람은 입소 절차를 밟으며 담당 교도관으로부터 “알코올이나 마약 때문에 생활에 어려움을 느낀 적이 있냐”는 질문을 받는가 하면, 항문 검사까지 받고 “조심히 살아야겠다“고 다짐하기도 했다.
두 사람은 실제 구속된 사람들이 생활하는 수용 거실에 들어가 수용자들의 삶을 체험했다. 이 과정에서 구치소 내에서 탈모약을 판매한다는 사실이 공개돼 눈길을 끌었다.
이어 이들은 ‘신입 교도관’으로 분한 이이경과 만나 소위 ‘콩밥’이라 불리는 구치소 내 음식을 맛봤다. 수용자들의 식사가 세금으로 운영되다 보니 너무 잘해줘도, 너무 부실해도 문제가 된다는 게 구치소 영양사의 설명이다.
세 사람은 구치소장으로부터 받은 출입증과 열쇠를 통해 구치소 모든 구역을 돌아봤다. 복도를 걷다 실제 수용자가 스쳐 지나가는 상황도 빈번하게 발생해 놀라움을 자아냈다. 수용자 동선을 피해 이동하던 세 사람은 김환준 교도관과 마주해 이야기를 나눴다.
김 교도관은 구치소 내에서 벌어지는 흥미진진한 에피소드들을 공개했다. 그는 “접견실 벽을 사이에 두고 뽀뽀를 하거나 손을 맞대는 건 기본이다. 성경도 읽고, 고깔모자를 쓰고 성대한 생일파티를 하기도 한다. 남자 수용자의 경우 여자친구에게 상의를 벗어 달라는 무리한 요구를 하기도 한다”고 밝히는가 하면, 수용자가 상상만으로 직접 그린 정교한 화투 48장을 공개해 놀라움을 안겼다.
또 “방안에서 비둘기를 잡아 키우는 사람도 있다”는 황당한 에피소드를 공개해 폭소를 자아냈다. 그는 “수용시설 내에서의 탈옥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수용자들이 재판장에서 탈옥을 꿈꾸기는 한다. 판사님이 실형 선고를 내리는 순간 바로 뒤로 돌아 뛰는 것이다. 하지만 법정 경위 2명, 교도관 2, 3명이 있기 때문에 헛된 꿈이다. 도망가다가 잡히면 가중처벌이 있다. 새로운 형을 받아서 또 새로운 형을 받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수용자들의 고의적인 고소·고발에 고통받는 교도관들의 현실이 공개돼 안타까움을 안겼다. 금지 물품을 압수하거나 원하는 TV 채널이나 영화를 보여주지 않으면 담당 교도관을 인권침해 사유로 고소·고발한다는 것. 실제 전국 교정공무원 1만7000여명 중 지난 5년간 고소·고발을 당한 인원은 9413명에 달했고, 그중 99.96%는 무혐의ㆍ불기소 처분됐다는 통계 자료가 더해지며 교도관들의 고충이 생생하게 전해졌다.
그럼에도 김 교도관은 “저는 가면 갈수록 교도관이라는 직업이 재밌다. 만약 제 딸이 교도관을 하겠다고 하면 적극적으로 시킬 것이다. 교도관이 제 천직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직업적 사명감을 드러냈다.
이날 MC들은 수용시설 내에서 발생하는 소란, 난동을 관리하는 기동순찰팀(CRPT) 하대훈 교도관도 만났다. 하 교도관은 연쇄살인마 유영철의 일화를 공개하며 “2004년 서울구치소에 배속돼 처음으로 야간근무를 하는데 한 수용자의 눈빛이 남다르더라. 사형이 확정된 수감자들이 있는 곳이라서, ‘이 사람 유영철이다’하는 직감이 들었다. ‘뭘 보냐’고 하길래 눈싸움을 계속하면서 ‘근무자가 수용자 보는 거 당연한 거 아니냐. 뭐 하는지 보고 있다’고 말했더니 고개를 돌리더라. 살인자의 눈빛에는 광기가 있다”고 전했다.
인터뷰 도중에는 실제로 수용자의 난동 상황이 발생해 하 교도관이 긴급 출동하는 현장이 카메라에 담겨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하기도 했다. 이처럼 CRPT 교도관들은 하루에도 10건 이의 출동 상황을 겪고, 예측할 수 없는 위험 상황을 맞닥뜨리고 있었다.
이와 함께 2021년 교정시설 내에서 발생한 1278건의 사고 중에서 111건이 수용자의 교도관 폭행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며 안타까움을 더했다. 하 교도관은 “처음에는 많이 긴장되기도 했는데, 팀원들과 함께 출동하고 제압하니까 (괜찮다). 서로 의지해가면서 서로 믿으면서 열심히 일하고 있다. 팀원들이 제 힘의 원천”이라고 말해 뭉클함을 안겼다.
‘관계자 외 출입금지’는 서울 남부 구치소에 이어 서울 남부 교도소를 찾아간다. 매주 목요일 오후 9시에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