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설 차례상을 차리는 데 드는 비용이 29만4338원으로 지난해보다 3.7% 늘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업태별로는 전통시장이 가장 저렴했고, 백화점이 가장 비쌌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는 설을 맞아 서울 25개 구의 90개 시장 및 유통업체(백화점 12곳, 대형마트 25곳, SSM(기업형 슈퍼마켓) 18곳, 일반 슈퍼마켓 19곳, 전통시장 16곳)에서 설 제수용품 25개 품목에 대해 설 3주 전인 1월 2~3일 이틀간 1차 조사를 한 결과 올해 설 제수용품 25개 품목 평균 구매비용은 4인 기준 29만4338원으로 조사됐다고 6일 밝혔다.
유통업태별로 보면 전통시장이 평균 24만488원으로 가장 저렴하고, 일반 슈퍼마켓이 24만4763원, 대형마트 28만4818원, SSM(기업형슈퍼) 28만7357원, 백화점 46만8084원 순이었다. 다른 유통업태에 비해 제품 가격대가 높은 백화점을 제외한 평균 비용은 약 26만4357원이었으며 전통시장과 일반 슈퍼마켓은 약 24만 원대, 대형마트와 SSM은 약 28만 원대에서 제수용품을 구매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통시장은 대형마트에 비해 수산물은 29.5%, 채소·임산물 26.0%, 기타식품 22.4%, 축산물 19.5% 저렴했다. 특히 수산물의 경우 대형마트 대비 전통시장에서 참조기가 37.5%, 명태살 38.2%, 황태포가 8.8% 더 저렴했다. 그러나 과일과 가공식품은 각각 0.5%, 15.0% 차이를 보이며 대형마트의 가격이 전통시장보다 낮았다.
지난해 설 물가 1차 조사와 비교한 결과 제수용품 중 식용유 28.0%, 참조기 22.6%, 밀가루 21.6%의 가격 상승률이 가장 높았고, 10%대의 가격 상승률을 보인 제품은 약과, 시금치, 깐 도라지 등 7개 제품이었다. 반면 전년보다 가격이 하락한 제품은 곶감 18.5%, 단감 17.1%, 배 12.2% 등 총 7개 제품이었다. 대추와 곶감, 단감은 지난 설에 가격 상승률이 높았던 것에 비해 올해 생산량이 증가해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품목별 가격 변동을 살펴보면 수산물 13.6%, 기타식품 8.8%, 가공식품 7.9%, 채소·임산물 6.5%, 축산물 3.6% 상승했으며, 과일류는 8.7% 하락했다. 가공식품 중 설 명절에 많이 이용되는 식용유와 밀가루의 상승률은 각각 28.0%, 21.6%로 높아 소비자들의 체감물가 부담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예측된다. 채소·임산물은 숙주 3.3%와 대추 1.8%의 가격 하락에도 시금치 13.8%, 깐 도라지 12.7%, 삶은 고사리 11.8%의 가격 상승으로 평균 6.5% 올랐다.
올 한 해 가격 상승률이 가장 높았던 밀가루와 식용유의 상승세는 설 명절에도 이어졌다. 제사음식 전반에 쓰이는 식용유(1.8ℓ)는 전년 6651원에서 올해 8513원으로 전년 대비 28.0% 상승, 밀가루(1㎏)는 전년 1678원에서 올해 2040원으로 전년 대비 21.6% 상승했다. 식용유의 경우 지난해 11월 세계식량지수 분석 중 유지류 가격이 7개월 만에 다시 상승, 특히 대두유는 지속해서 가격이 상승해 식용유 원재료가 상승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밀가루도 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지수가 138.2를 기록했고 협의회의 생활필수품 가격조사에서도 전년 대비 연평균 약 32% 이상 가격이 오른 제품으로, 지난 연말부터 가격 상승률이 주춤했으나 여전히 상승세를 나타냈다.
소비자단체협의회는 “정부의 16개 성수품 관리 품목과 겹치는 본 협의회의 조사품목 중 가격 상승률이 높은 사과, 돼지고기, 참조기에 대한 적극적인 가격 안정 정책을 요청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