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토레스 하이브리드 논란…'구동축전지' 없는 단순 ‘바이-퓨얼’ 모델

입력 2023-01-09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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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가 규정한 '하이브리드'와는 달라
하이브리드에 필요한 구동 축전지 없어
전기모터 없이 내연기관 한 가지로 구동
단순히 '가솔린-LPG' 혼용 모델에 불과

(사진제공=쌍용차)

쌍용자동차가 가솔린과 LPG를 혼용할 수 있는 ‘바이-퓨얼’ 방식의 토레스를 출시하면서 ‘하이브리드(Hybrid)’로 과대 포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환경친화적 자동차의 요건 등에 관한 규정(제4조 제1항)에 따르면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내연기관 엔진을 기본으로 반드시 직류 60V를 초과한 ‘구동축전지’, 즉 구동에 힘을 보태는 축전지와 모터를 갖춰야 한다.

그러나 쌍용차 ‘토레스 LPG 하이브리드’의 경우 구동축전지가 없는, 단순하게 가솔린과 LPG를 혼용할 수 있는 이중연료 내연기관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9일 환경부와 국토부 등에 따르면 쌍용차가 하이브리드라고 주장한 ‘토레스 LPG 하이브리드’는 국내 법령상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

환경부가 정해놓은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기준은 내연기관 엔진을 기본으로 일정한 전압(직류 60V)을 초과한 구동축전지를 갖췄을 경우 하이브리드로 규정한다.

‘구동축전지’는 자동차의 ‘구동’을 목적으로 전기에너지를 저장하거나 축전하는 전지를 말한다. 이와 유사한 기능을 하는 전기에너지 저장 매체를 갖췄어도 이를 축전의 개념으로 인정한다.

즉 엔진과 함께 자동차의 구동력에 힘을 보탤 수 있는 전기 에너지를 갖춘 자동차를 하이브리드로 규정하는 셈이다.

대기환경보전법(제2조 제16호)과 대기환경보전법 시행규칙(제8조의3)에 따라 구매와 등록, 이전 단계에서 세제 혜택으로 마련해 뒀다.

그러나 이날 쌍용차가 밝힌 토레스 LPG 하이브리드는 정부가 규정한 하이브리드 자동차 규정에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 구동에 힘을 보태는 축전지가 없고 단순히 두 가지 이상의 연료를 혼용할 수 있는 이른바 ‘바이-퓨얼’ 방식의 엔진에 불과하다.

쌍용차 측은 이와 관련해 “가솔린과 LPG, 이 두 가지 연료를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하이브리드’라는 표현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이 회사가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하이브리드’ 출시를 공언하자 자동차 업계에서는 곧바로 혼선이 이어졌다.

한때 ‘디젤 하이브리드’ 개발을 명목으로 정부 지원금까지 받았던 쌍용차는 지원금만 챙겼을 뿐, 회사의 부침으로 이를 끝내 양산하지 못했다. 일각에서는 관련 기술의 유출 의혹마저 불거졌다.

한국자동차공학회 관계자는 “르노삼성이 XM3 하이브리드를 유럽에 수출하면서도 국내에는 출시하지 못했다”며 “같은 하이브리드 방식이지만 국내 기준이 유럽보다 엄격해 이를 충족하기 위한 기술개발에 수년 이 걸렸던 것. 연구개발진이 아닌, 마케팅 차원에서 ‘하이브리드’를 남발해 시장에 혼선을 줘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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