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인수 승인...."2차전지 소재 경쟁력 제고 기대"
롯데케미칼이 2차전지(배터리) 소재 업체인 일진머티리얼즈를 품에 안게 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롯데케미칼의 일진머티리얼즈 인수 건을 심사한 결과 관련 시장에서 경쟁제한 우려가 없다고 판단해 인수를 승인했다고 10일 밝혔다.
롯데케미칼은 2차전지 소재 사업 다각화를 위해 작년 10월 일진머티리얼즈의 주식 53.5%(약 2조7000억 원)를 취득하는 계약을 체결한 후 같은 해 11월 공정위에 기업결합을 신고했다.
롯데케미칼은 현재 2차전지 핵심 소재인 분리막의 원료로 활용되는 폴리에틸렌(PE), 폴리프로필렌(PP) 등 석유화학계 기초화학물질 제조업 등을 영위하고 있다. 분리막은 양극과 음극 사이에 위치하는 미세다공성 초박막 필름으로 양극과 음극의 접촉으로 인해 화재가 발생하는 것을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일진머티리얼즈는 2차전지의 음극 집전체 등으로 활용되는 동박 제조업을 영위하고 있다. 동박은 2차전지 및 인쇄회로기판(PCB)의 핵심 소재로 활용되는 얇은 구리막이다.
공정위는 이번 심사에서 양사 결합이 세계 분리막 원료 및 동박 시장에 미칠 영향을 중점 검토했다. 그 결과 경쟁제한 우려가 없다고 판단했다.
우선 세계 분리막 원료 및 동박 시장은 다수의 유력한 사업자가 경쟁하는 파편화된 시장으로 결합회사가 관련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다고 봤다.
세계 동박 시장에서 일진머티리얼즈의 점유율은 5% 내외, 전지용 또는 전기차 배터리용 동박 시장으로 한정하는 경우에도 10% 내외로 추정됐다. 분리막 원료인 PE 시장에서 분리막용 PE 공급업체들을 중심으로 검토한 결과 롯데케미칼의 시장점유율은 15% 내외다.
공정위는 또 결합회사의 종합적 사업역량이 경쟁사를 배제할 수 있을 정도로 현저히 증대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SK, LG 등 폭넓은 배터리 소재 포트폴리오를 구축한 경쟁사업자들이 다수 존재한다는 게 그 이유다.
전기차 수요 증가로 향후 2차전지 소재 시장이 빠르게 성장해 기존 사업 확장 및 신규 업체 진입 확대 등 관련 시장에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란 점도 고려됐다.
공정위는 "기업결합이 이뤄질 경우 전 세계적으로 치열한 경쟁이 이뤄지고 있는 2차전지 소재 분야에서 국내 산업의 경쟁력이 제고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