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산·원전' 세일즈 외교 집중
UAE에 100여개 기업 구성 '대규모 경제사절단' 동행
尹 다보스포럼서 '범 세계적 글로벌 위기 극복' 연설
삼성·SK 비롯 인텔·IBM 등과 CEO 오찬
3가지 경제 키워드…UAE 협력·투자 유치·글로벌 연대
윤석열 대통령이 14~21일 아랍에미리트(UAE)와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이 열리는 스위스를 잇따라 방문한다. 특히 윤 대통령의 이번 UAE 방문은 1980년 양국 수교 이후 첫 국빈 방문으로 두 나라간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가 한 층 더 높아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양국은 원전, 에너지, 투자, 방산 등 4가지 분야에서 전략적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은 10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윤 대통령은 14~17일까지 UAE를 방문한다. 한-UAE 수교 이후 14회 가량 정상간 상호간의 방문은 있었지만 양측 모두 국빈방문은 처음"이라며 "대통령이 최초로 국빈 방문을 하는 것은 양국간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한 차원 높은 수준으로 도약시키려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윤 대통령이 올해 첫 순방국이자 중동 첫 순방국으로 UAE를 택한 것은 수출을 확대하려는 확고한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윤 대통령은 1일 신년사에서도 "올해 세계 경제는 그 어느 때보다 침체 가능성이 크다”며 “복합의 위기를 수출로 돌파해야 한다. 수출은 우리 경제의 근간이고 일자리의 원천”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은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UAE 대통령과 정상 회담을 갖고 국빈 오찬을 함께한다. 양국은 크게 △원전 △에너지 △투자 △방산 등 4대 핵심 분야에 대한 전략적 협력을 대폭 강화하고 다수의 앙해각서(MOU) 체결로 협력의 폭과 깊이를 확대할 것으로 기대된다. 앞서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도 지난해 11월 중순 윤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UAE를 방문해 칼둔 아부다비 행정청장과 원자력·에너지·방산 등 협력 방안을 사전 논의했다.
UAE 행에는 구자열 한국무역협회 회장을 비롯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등 100여개 기업으로 구성된 대규모 경제사절단이 동행한다. 최상목 경제수석은 이날 오후 브리핑을 통해 "UAE는 새로운 수출 동력으로 육성 중인 원전, 방산, 인프라 협력 국가이자 경제 중심의 정상 외교를 펼칠 최적 파트너"라며 "100여개사 경제사절단을 동행해 적극 세일즈 외교를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참가기업 약 70%가 중소·중견기업"이라며 "에너지, 인프라 건설 등 전통적 협력분야 외에 방위산업, ICT(정보통신기술), 게임컨텐츠, 스마트팜, 관광 서비스 등 유망 기업들이 다양하게 포함돼 있다"고 덧붙였다.
또 윤 대통령은 UAE에 주둔 중인 군사훈련협력단(아크 부대)을 찾아 격려하고, 우리나라가 수출한 중동 최초 원전인 바라카 원전 현장도 방문한다. 총 4호기 중 2호기가 준공돼 상업 운전 중이며 연내 3호기 준공을 앞두고 있다. 최 수석은 "윤 대통령은 UAE와 긴밀한 협력방안을 논의하고 현장 근무 중인 팀코리아 근로자와 오찬을 하며 이들의 노고를 격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17일 스위스 취리히로 이동해 현지 동포 간담회를 주재하고, 18일에는 다보스포럼에 참석한다. 역대 대통령 중에서는 이명박(2010년), 박근혜(2014년), 문재인(2021년) 전 대통령이 다보스포럼에 참석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은 18일 국내외 주요 기업 CEO들과 오찬 간담회도 갖는다. 최 수석은 "CEO들과의 오찬 자리에서 복합 위기 극복, 지속 성장을 위한 민간 연대 협력 방안, 경제정책방향 소개 및 한국 투자 협력 등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 자리에는 이재용 회장, 최태원 SK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 등이 참석하며 인텔, IBM, 퀄컴, JP모건, 소니 등 유수 글로벌 기업의 CEO들도 함께한다. 이날 저녁에는 2030 부산엑스포박람회 유치 활동 지원을 위해 마련된 '한국인의 밤' 행사에도 참석한다.
19일에는 다보스포럼에서 단독 특별 연설을 통해 범세계적 글로벌 위기를 헤쳐나가기 위한 방안에 대해 연설한다. 이후 취리히 공과대학을 방문, 석학들과 과학기술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를 나눈 후 귀국길에 오른다.
이번 순방 경제외교 키워드는 △UAE와 경제협력 강화 △투자 유치 △글로벌 연대 세 가지다. 최 수석은 "탈원전 정책 폐기를 통해 UAE와의 유일한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한 차원 더 높은 수준으로 도약시킬 것"이라며 "UAE 국부펀드 등 구체적인 투자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우리 정상으로는 9년 만에 참석한 다보스포럼을 통해 글로벌 복합 위기, 공급망, 기후변화 등 글로벌 이슈 전반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할 예정"이라고 했다. 김 실장은 "윤 대통령은 다보스포럼에서 글로벌 오피니언 리더를 대상으로 한국의 기술 경쟁력은 물론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한 홍보 지원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