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수차례 접촉했지만, 펠츠 임명 반대”
트라이언, 디즈니 비용 절감‧운영 개선 등 원해
차기 이사회 의장은 마크 파커 나이키 회장
월트디즈니의 구원투수로 복귀한 밥 아이거 디즈니 최고경영자(CEO)가 행동주의 투자자 넬슨 펠츠와의 위임장 대결에 직면했다.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디즈니는 이날 마크 파커 나이키 회장이 차기 디즈니 이사회 의장이 될 예정이며, 펠츠가 이끄는 트라이언파트너스가 제안한 펠츠의 이사회 진입 제안을 거절했다고 밝혔다.
펠츠는 몬델리즈인터내셔널과 프록터앤드갬블(P&G) 등과 같은 회사에서 위임장 대결 등을 이용해 회사 경영에 자신의 뜻을 관철하기로 유명하다.
디즈니는 “회사와 이사회 고위 지도부는 지난 몇 달간 펠츠와 수차례 접촉하며 트라이언이 디즈니를 변화시키고자 하는 방향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지만, 이사회는 트라이언의 펠츠 지명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주주들에게 해당 지명자를 지지하지 말라고 권고한다”고 발표했다
트라이언은 이후 성명을 통해 펠츠 지명 사실을 확인하며 “디즈니가 방향을 잃으면서 재정 실적이 급격히 악화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디즈니 주가는 8년 만에 최저수준으로 떨어졌다”며 “이는 승계 계획 실패나 과도한 보상 관행, 미흡한 비용 규율 등을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디즈니 주가는 주당 96.3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1년 전 160달러에서 절반 가까이 떨어진 수준이다.
두 달 전 기준 8억 달러(약 9966억 원) 상당의 디즈니 지분을 확보한 트라이언은 디즈니 이사회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회사는 디즈니가 비용 절감과 운영 개선에 나서길 바라고 있으며, 12일 연방 감독관리기관에 위임장을 제출할 계획이다.
다만 트라이언은 “아이거를 대신해 CEO를 맡으려는 게 아니다”라며 “아이거와 협력해 향후 2년 내에 새 CEO 인수인계를 성공적으로 하려는 것”이라고 덧붙여 설명했다.
현재 디즈니 이사회 의장인 수전 아놀드는 15년 임기 제한 규정에 따라 다음 연례 주주총회에서 이사회를 떠난다. 정확한 총회 날짜는 공개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