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이자장사' 경고에, 릴레이 대출금리 인하 나선 은행들

입력 2023-01-12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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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농협은행 주담대, 케이뱅크 신용대출 금리 내려

▲5대 시중은행 본점의 로고

금융당국과 정치권이 은행의 '이자 장사'를 비판하면서 은행들이 대출 금리 인하에 나서고 있다. 대출 금리가 너무 높다는 여론의 뭇매를 피하기 위해 시중은행은 물론 인터넷은행까지 일제히 금리 인하 대열에 합류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NH농협은행은 오는 20일부터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0.80%포인트(p) 내린다. 이번 인하로 농협은행의 변동금리 주담대 금리는 연 5.12∼6.22%로 변경돼 상단이 연 6%대 초반으로 떨어지게 된다.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는 이날 개인사업자 대상 신용대출 상품인 '사장님 신용대출'의 금리를 고객에 따라 최대 연 0.9%포인트 낮췄다. 이날 기준 금리는 연 5.72∼7.95%다.

이달 초 주택담보대출 상품인 '우리 아파트론' 변동금리 상단을 8%대까지 높인 우리은행은 오는 13일부터 우대금리를 확대해 실질 금리를 낮춘다.

구체적으로 주담대, 전세대출 등의 우대금리를 상향하고 본부조정금리를 높였다.

하나은행은 지난 1일 전세대출과 주택담보대출, 신용대출 등 상품 금리를 최대 0.5%포인트 인하했으며, KB국민은행도 지난해 12월 27일 전세자금 대출 금리를 최대 0.75%포인트 내렸다

은행들이 대출 금리를 낮추기 시작한 것은 정치권과 금융권의 압박 때문이다. 최근 예금 금리는 낮추고 대출 금리를 높이면서 과도한 이자 장사를 한다는 비판이 일었다.

5대 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의 정기예금 금리는 지난해 11월 중 1년 만기 기준 연 5%대까지 올랐으나 최근 3%대까지 밀렸다. 이날 기준 5대 은행 주요 정기예금 상품 금리는 연 3.88∼4.10% 수준이다.

예금 금리가 내린 것은 금융당국이 수신 경쟁 자제를 요청한데다 은행채 금리마저 떨어졌기 때문이다. 1년 만기 은행채(AAA) 금리는 지난해 11월 7일 연 5.107%까지 올랐다가 지난 11일 기준 3.974% 수준까지 내렸다.

반면 주담대 변동금리는 같은 기간 오히려 상승했다.

KB·신한·하나·우리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코픽스 기준)는 이날 기준 연 5.35∼8.11%다. 지난해 11월 11일 연 5.18∼7.711%와 비교하면 상·하단이 각각 0.399%포인트, 0.17%포인트 높아졌다.

금융당국과 정치권에서는 연일 은행의 대출 금리 상승을 지적하고 있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12일 예금금리가 떨어지는데도 대출 금리만 올라 시중은행의 이자 이익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것과 관련, 금융 당국에 철저한 위법 부당행위 감독을 주문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예금과 대출의 이자 차이인 예대 이율 차이가 커서 서민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지난 10일 임원 회의에서 "금리 상승기 은행이 시장금리 수준, 차주 신용도 등에 비춰 대출금리를 과도하게 올리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은행들은 다소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예대금리차가 벌어진 이유는 시장금리가 하락하는 과정에서 예금과 대출의 만기 구조 차이에 따라 빚어진 단기적 현상이라는 것이다.

은행연합회는 전날 보도 참고자료를 내고 "예금금리는 시장금리 상황을 반영해 지난해부터 하락세를 나타냈다"며 "주담대 금리는 대부분 코픽스를 기준금리로 사용하는데, 코픽스는 지난달 중 취급된 예금금리 등을 집계해 익월 15일 발표하는 만큼, 시차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12월 초 이후 시장금리 하락에 따른 예금금리 하락분은 올해 1월 중순 발표 예정인 코픽스부터 반영돼 주담대 금리 변화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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