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까지 ‘차 있는 거리’ 된 신촌 연세로…상인 ‘환영’ vs 시민단체·학생 ‘규탄’

입력 2023-01-1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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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20일부터 9월까지 대중교통전용지구 일시 정지
지난해 10월에는 연세로 주말 ‘차 없는 거리’ 종료
서울시 “상권·교통 영향 분석 거쳐 최종 결론”

▲13일 서울시에 따르면 이달 20일부터 9월 말까지 서울 서대문구 연세로 대중교통 전용지구 운용을 일시 정지한다. (김채빈 기자 chaebi@)

서울 최초의 대중교통전용지구인 신촌 연세로가 9년 만에 ‘차 있는 거리’가 되면서 일대 상인들은 환영하는 분위기다. 반면 시민단체나 학생들은 환경오염 등을 이유로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서울시는 올해 9월까지 대중교통전용지구 운용을 한시적으로 중단하고 최종 결정을 한다는 방침이다.

13일 서울시에 따르면 이달 20일부터 9월 말까지 서울 서대문구 연세로 대중교통 전용지구 운용을 일시 정지한다.

지난 2014년 서울시의 첫 대중교통전용지구로 조성된 연세로는 2호선 신촌역부터 연세대 정문에 이르는 550m 구간이다. 지금까지 연세로는 일반 차량의 통행을 제한했고, 대중교통전용지구 내 버스, 16인승 이상 승합차, 긴급차량, 자전거만 통행할 수 있었다. 이번 일시 허용을 통해 이달 20일부터는 승용차, 택시 등 모든 교통수단이 전용지구를 드나들 수 있게 된다.

앞서 서대문구는 신촌 상권 부활, 차량 접근성 개선 등을 위해 지난해 9월 서울시에 연세로 대중교통전용지구 해제를 요청한 바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주말에만 운영되던 ‘차 없는 거리’ 운영이 종료됐다.

서울시는 교통영향 분석, 매출액 등을 기반으로 연세로 대중교통전용지구 조성이 실질적으로 상권에 영향을 미쳤는지 관련 사항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왔다. 이에 시는 법률 검토, 관계기관 협의 등을 거쳐 일시 정지 추진을 위한 계획을 마련했다.

▲13일 서울시에 따르면 이달 20일부터 9월 말까지 서울 서대문구 연세로 대중교통 전용지구 운용을 일시 정지한다. (자료제공=서울시)

대중교통전용지구 운용 일시 정지로 일반 승용차도 연세로에 다닐 수 있게 되면서 일대 상인들은 환영하는 분위기다. 치킨집을 운영하는 한 상인은 “현재 연세로에 건물 통째로 임대 표시가 붙어있거나, 곳곳에 나간다는 사람이 많다”라며 “상권 활성화를 위해서는 무엇이든 필요하다”고 말했다.

중식집을 운영하는 한 상인도 “주중에는 학생들 대상으로 장사하지만, 주차 공간도 있어 더 많은 손님이 올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전했다.

실제로 서대문구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신촌역과 비슷한 유사 상권인 서울대입구, 건대입구, 교대역 등 유사상권을 비교한 결과, 점포 수와 매출액 부분에서 신촌역이 가장 많이 줄어들었다는 결과가 나왔다.

보행자 위험·환경오염 ‘우려’…“온실가스 배출 줄여야”

▲서울 신촌 연세로에서 연세로 공동행동 관계자들이 '연세로 대중교통전용지구' 운영 일시정지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환경연합을 비롯한 시민단체와 신촌 일대 대학생들은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손솔 연세로 공동행동 집행위원장은 “현재 서울시의 일시 정지 추진안은 과하게 상권 분석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연세로 폐지 수순이 될까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최화영 서울환경연합 활동가는 “탄소 감축을 위한 전방위적인 노력이 필요한 이런 상황에서 오히려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정책을 추진하려는 서울시를 규탄한다”라며 “대중교통전용지구 도입 목적을 다시 한번 분명히 하고, 시범 운영과정의 투명한 정보를 공개해달라”고 말했다.

손유진(24) 씨는 “연세로에는 횡단보도가 있지만, 버스 다닐 때 제외하고 무단횡단하는 경우도 많다”며 “사고 예방할만한 조치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앞으로 서울시는 서대문구와 함께 1~6월 신촌 연세로의 상권 관련 데이터와 교통 관련 데이터 등을 조사해 올해 7~9월 중 대중교통전용지구가 상권과 교통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할 계획이다. 이후 결과를 종합해 9월 말까지 연세로 대중교통전용지구의 향후 운영방향을 최종적으로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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