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TV, 스마트폰 판매 부진…‘보릿고개’ 이어질듯
업계, 부진 속 체질개선 사활…“정부 지원 필요”
최근 ‘한파’를 겪고 있는 반도체에 이어 디스플레이 업계도 올해 부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됐다. TV, 스마트폰 등 전자기기 수요가 쉽게 회복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면서 불황이 장기화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1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의 4분기 영업이익은 -6011억 원으로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해 2분기 적자로 돌아선 이후 3개 분기 연속 적자가 유력한 상황이다.
삼성전자의 디스플레이 부문(DSC, 이하 삼성디스플레이)의 실적도 부진할 것으로 점쳐진다. 최대 고객사인 애플의 중국 폭스콘 공장 사태로 아이폰 생산이 차질을 빚은 탓에 예상치보다 훨씬 적은 수익을 거둘 것으로 예측됐다.
디스플레이 업계는 지난해 험난한 ‘보릿고개’를 보냈다. 전 세계적인 경기 침체와 인플레이션으로 TV, 스마트폰 등의 소비 심리가 크게 위축됐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디스플레이 면적 수요는 전년 대비 6.9% 감소했다. 평면 패널 디스플레이 역사상 첫 역성장이다.
문제는 불황이 올해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코로나19 특수가 끝나면서 가전 수요 감소로 재고가 쌓이고, 이에 따라 패널 가격도 하락 중이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TV 패널 출하량은 전년 대비 2.8% 줄어든 2억6400만 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다.
디스플레이 업계는 ‘부진 속 체질 개선’에 사활을 걸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차량용ㆍ스마트워치용 디스플레이를 기반으로 수주형 사업을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정호영 LG디스플레이 사장은 신년사를 통해 이 같은 사업의 비중을 현재 30% 수준에서 2024년 50%, 장기적으로 70% 이상까지 높여 사업 구조를 고도화하겠다고 밝혔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차세대 제품으로 ‘마이크로 LED’(발광다이오드)를 낙점하고 개발 중이다. 지난 연말 조직개편에서 자사 연구소 내 200여 명 규모의 마이크로 디스플레이팀을 신설했다. 또 최근 충남 아산 탕정 A2라인에 2024년 양산을 목표로 마이크로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파일럿 라인 구축 작업에 돌입하기도 했다.
특히 업계에서는 최근 국가전략기술에 반도체와 함께 디스플레이가 지정되면서 투자 세액공제율이 확대될 것에 대해 기대를 품고 있다. 다만 중국에 밀린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가 부진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더 적극적인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가격 경쟁력에서 중국에 밀려 LCD 사업을 철수했던 전력이 있다”며 “OLED도 중국이 추격해오고 있는데, 같은 상황이 반복되지 않으려면 세제 확대에 이어 정부 지원금도 고려돼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