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수요 늘고 유럽 배기가스 규제 효과
전기차 판매 68% 급증하는 동안 전체 신차 판매는 1% 감소
전 세계 신차 판매에서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10%에 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1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LMC오토모티브와 EV볼륨닷컴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지역별 전기차 신차 판매 점유율은 중국이 19%로 가장 높았고, 유럽이 11%, 미국이 5.8%를 기록했다.
중국 내 점유율이 높은 데는 수요 증가와 자국 기업의 약진 등의 영향이 있었다. 지난해 중국 자동차업체 BYD는 전체 전기차 판매량에서 테슬라에 이어 2위를 기록했고, 폭스바겐은 중국에서 판매한 차량 4대당 1대가 전기차라고 밝혔다.
폭스바겐의 랄프 브란트슈타터 중국법인장은 “올해는 중국에서 판매하는 차량 3대당 1대가 전기차가 될 것”이라며 “전기차 시장 점유율이 더 커짐에 따라 중국에선 조만간 내연기관차 판매가 영구적으로 감소하기 시작하는 지점에 도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럽의 경우 엄격한 배기가스 규제 조치가 전기차 시장을 끌어 올렸다. 유럽 최대 자동차 시장인 독일에서 지난해 전기차는 신차 생산량의 25%를 차지했고 지난달엔 전기차 판매가 내연기관차 판매를 앞선 것으로 집계됐다.
그 결과 지난해 전 세계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68% 급증한 780만 대를 기록했다. 반면 내연기관차까지 더한 전체 신차 판매는 1% 감소한 8060만 대에 머물렀다. 경제 악화와 에너지 가격 급등,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미국과 유럽 판매가 각각 8%, 7% 감소했지만, 중국 판매가 4% 가까이 증가하면서 감소분을 일부 상쇄했다.
기업별로도 전기차와 전체 신차 판매 추이는 엇갈린다. 폭스바겐은 신차 판매가 7% 감소했지만, 전기차는 26% 증가했고 BMW 역시 신차가 5% 감소하는 동안 전기차는 두 배 이상 늘었다. 그 밖에도 포드와 메르세데스-벤츠의 전기차 판매가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WSJ는 “전기차는 미국에서 여전히 전체 판매 일부를 차지하고 있지만, 유럽과 중국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히 커지고 있다”며 “전기차 판매 급증은 인플레이션과 생산 차질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전체 자동차 시장과 대조적”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