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고‧크몽‧탈잉도 영업이익률 마이너스
“긱워커 처우 나쁘면 채용 플랫폼 시장 성장에 악영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기업이 경영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장기간 고용을 보장하지 않고 필요할 때 채용할 수 있는 ‘긱워커’의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 다만 긱워커에 대한 관심ㆍ수요 증가와 달리 이들을 잡기위한 플랫폼은 적자를 이어나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사람인ㆍ인크루트ㆍ잡코리아 등 채용 업체들은 늘어나는 긱워커를 잡기 위해 사람인 긱ㆍ뉴워커ㆍ긱몬 같은 ‘핀셋 플랫폼’을 선보이고 있다.
사람인 긱은 지난해 3월, 뉴워커는 2021년 8월, 긱몬은 2021년 10월 출시했다. 긱워커 수가 늘어나며 채용 플랫폼 시장도 함께 커질 것으로 예상한 것이다.
예상과 달리 이들 플랫폼의 매출은 현재 신통치 않다. 업계 관계자는 “서비스 출시 시점 자체가 얼마 되지 않아서 말하기 어렵다”며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긱워커의 증가세에 비해 채용 플랫폼의 성장세 자체는 높지 않은 것이다.
플랫폼 설립 시작부터 긱워커만을 대상으로 한 플랫폼 역시 적자를 면치 못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대표적인 재능기부 플랫폼 ‘숨고’의 운영사 브레이브모바일은 매출액을 공개한 2017년부터 2021년까지 마이너스 영업이익률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크몽 역시 마찬가지다. 크몽의 영업이익률은 2020년 -19.72%였지만 2021년 -28.73%로 소폭 하락했다. 탈잉의 영업이익률은 2018년 -27.48%에서 2019년 -43.53%로 대폭 하락한 뒤 2020년 -36.09%로 개선됐지만 이전 수준을 되찾지는 못하고 있다.
긱워커에 대한 관심 및 수요 증가와 달리 이들 플랫폼이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은 긱워커의 불안정한 위치가 한 몫 한다는 분석이다.
현재 한국 긱워커의 임금수준은 높지 않고, 사회 안전망 역시 부족하다. 플랫폼을 이용해 구직에 나설 정도로 적극적으로 긱워커로 사는 데 위험부담이 따르는 것이다. 플랫폼 이용률이 낮을 수밖에 없고 이들 업체의 매출 역시 오르기 힘든 구조다.
글로벌 경영전략 컨설팅사 보스턴컨설팅그룹(BCG)코리아와 택스테크 스타트업 자비스앤빌런즈가 지난해 발표한 ‘금융의 미래: 긱이코노미 시대, 당신의 플랫폼은 준비됐습니까?’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11월 기준 한국의 긱워커는 1000만 명에 달한다. 이는 초단기 근로자를 둔 1인 사업자 약 400만 명, 시간제 근로자 약 600만 명 등을 합한 수치다.
한국의 긱워커 수는 늘었지만 이들의 직업 만족도는 세계 평균에 비해 낮다. 보고서는 주업이 긱워커인 경우 자신의 일에 만족한다는 응답은 전체의 31%였지만 세계 평균은 56%였다. 또한 주업이 긱워커인 경우 지난 5년간 근로 상황이 오히려 악화됐다고 응답한 비중은 14%로, 글로벌 평균 8% 대비 현저히 높았다.
전문가들은 긱워커의 노동 환경이 개선되지 않는 한 이들 채용 플랫폼의 수익구조 역시 개선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플랫폼을 이용해 적극적으로 일자리를 구할 수 있을 만큼의 환경이 보장돼야 한다는 것이다. 기업 입장에서도 플랫폼에 수수료를 지불할 여력이 생길 정도로 적극적으로 긱워커를 활용할 수 있을 정도의 수준에 도달하는 것이 필요하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사실 긱워커가 시장에서 힘을 행사할 수 있는 위치에 있지는 않아서 처우가 안 좋을 수밖에 없는 것은 사실”이라며 “처우가 안 좋으면 채용 플랫폼 시장이 커가는 데 제약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시장을 선점하려고 처음에 무리하게 투자를 해서 수익을 내는 게 어렵지 않은가 싶다”며 “여러 플랫폼이 우후죽순 생기다가 소수로 정리가 되고, 살아남은 플랫폼은 흑자가 되는 흐름의 하나라고 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