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체들 냉동만두 품목 확대·마케팅 강화로 공세 높여
# 서울 서초구에 사는 40대 주부 A 씨는 주말을 맞이해 외식을 하려다 부쩍 높아진 가격에 깜짝 놀랬다. 집 인근 냉면집에서는 평양냉면 한 그릇은 1만3000원. 4인가족이 들려 빈대떡과 만두를 함께 먹자니 8만 원에 육박한다. 냉면 밀키트와 냉동 만두를 검색해 본다. 냉면 밀키트는 4인에 8000원, 냉동만두는 2.1kg에 2만2600원에 판다. 그는 비용도 아낄 겸 주말 점심 메뉴를 냉면 밀키트와 엄마표 냉동 군만두로 정했다.
경기 위축과 고물가에 외식 대신 집밥을 찾는 이른바 불황형 소비가 대세로 떠오르며 냉동만두 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 수년 간 가정간편식(HMR)과 밀키트 급부상에 맥을 못추던 냉동만두에 고객들의 관심이 늘고 있다. 식품업체들은 품목을 넓히고 관련 사업을 강화하는 등 재정비에 나섰다.
19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2017년 5124억 원이던 국내 만두 소매점 시장규모는 2020년 5427억 원으로 증가했으나, 2021년 4941억 원으로 감소했다. 2020년 상반기 2716억 원으로 정점을 찍은 후 계속해서 내리막이었다. 지난해 상반기 2391억 원으로 2년 사이 12% 규모가 줄었다.
업계는 코로나19 유행으로 집밥족이 늘어 밀키트와 HMR 등을 선택하는 소비자들이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한다. 하지만 최근 가공식품 가격 인상과 경기불황 영향에 가격 경쟁력이 부각되면서 다시 냉동만두 소비가 늘고 있다.
실제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이후부터 냉동식품 소비는 증가했다. 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2022 가공식품 세분시장 현황-냉동식품’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이전보다 냉동식품 구입 비중이 늘었다는 응답은 51.4%였다. 또 냉동식품 중 냉동만두의 주구입율이 56.4% 1위였고, 2위 냉동피자(6.4%)와 3위 냉동 돈까스(5.8%)를 압도했다.
이마트의 최근 한 달(2022년 12월 18일~2023년 1월 17일) 사이 냉동식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6% 올랐고, 이중 냉동만두 매출은 7.6% 상승했다. G마켓에서는 이달 1일부터 17일까지 냉동만두 판매신장률이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25% 증가했다.
식품업체들은 관련 사업을 강화하며 소비자 입맛 공략에 나섰다. 오뚜기는 지난해 말 배우 김태희를 모델로 내세운 ‘X.O. 만두’ 신규 TV 광고를 공개했다. 오뚜기가 2019년 출시한 ‘X.O. 만두’는 ‘eXtra Ordinary(비범한, 대단한)’라는 의미의 만두 브랜드다. 이어 ‘X.O. 물만두’를 리뉴얼한 ‘X.O. 장단콩 물만두’를 내놨고, 18일에는 △굴림만두 새우 △수제 손만두(고기듬뿍·칼칼김치) △교자 제주유채 등 3종을 추가하며 제품군을 확대했다.
풀무원도 지난해 ‘얄피 한식교자’를 새롭게 출시하고 만두 찜기와 ‘얄피’ 캐릭터의 굿즈를 증정하는 이벤트로 열었다.
롯데제과는 2021년 냉동식품 브랜드 쉐푸드 모델로 배우 김우빈을 발탁하고, 지난해에는 쉐푸드 고기통교자와 쉐푸드 김치통교자를 내놨다. 고향만두의 해태제과는 최근 세계 각국의 면 요리를 만두로 빚은 ‘고향만두 면교자’를 출시하며 품목을 넓혔다. 회사 관계자는 “앞으로도 세계의 다양한 면 요리를 담은 더 다양한 면교자 만두를 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CJ제일제당은 해외 시장으로 보폭을 넓히고 있다. 미국과 일본에 이어 올해는 독일과 영국을 중심으로 한 유럽 만두 시장을 적극 공략한다. 아시아·태평양·유럽 권역 생산 거점인 베트남 키즈나공장에서 스프링롤, 만두, 딤섬 등의 생산을 담당한다.
한편,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기준 만두 제조사 순위는 CJ제일제당이 점유율 43.18%로 선두였고, 해태(13.53%)와 풀무원(12.48%) 순있다. 브랜드로 점유율 1위는 CJ제일제당의 비비고(39.96%)였고, 2위는 해태 고향만두(12.76%)가 자리했다. 이어 노브랜드(10.44%)와 동원F&B의 개성만두(8.74%) 등이 뒤를 잇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