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미니멀리즘에 더한 전기차의 짜릿함”…폴스타 2

입력 2023-01-21 06:00수정 2023-03-12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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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 출신 CEO’…이상적인 디자인
내·외관 곳곳에 묻어나는 ‘미니멀리즘’
오디오·선루프, 폴스타만의 감성 더해
넘치는 주행 성능…서스펜션은 아쉬워

▲폴스타 2는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디자인을 자랑한다. (이민재 기자 2mj@)

2022년 수입 전기차 판매 1위. 국내 출시 첫해에 폴스타 2가 세운 기록이다.

폴스타 2는 볼보 산하 전기차 브랜드인 ‘폴스타’가 생산하는 첫 순수 전기차다. 볼보와 폴스타의 전동화 과정을 주도한 아이코닉 모델이다.

당연하지만 폴스타 2에는 브랜드의 비전과 독창성이 담겨있다. 볼보는 왜 폴스타를, 폴스타는 왜 폴스타 2를 만들었을까. 제주 일대에서 폴스타 2를 시승했다.

가장 이상적인 전기차 디자인…‘미니멀리즘 그 자체’

▲프레임리스 사이드 미러. 불필요한 요소를 없애고 순수한 형태와 기능을 강조해 꽤 좋은 시야를 담아낸다 (이민재 기자 2mj@)

폴스타 2에서 단박에 눈에 들어오는 건 전기차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디자인이다.

폴스타 CEO인 '토마스 잉겐라트'는 볼보의 디자인 책임을 지낸 걸출한 디자이너다. 그는 폴스타 2의 양산 디자인을 결정하면서 결코 현실과 타협하지 않았다. 이상과 현실 사이의 날카로운 경계선에서 폴스타가 나아갈 지향점을 골라냈다.

대표적인 게 프레임 리스 사이드미러다. 불필요한 부분을 모두 제거하고 여백 없이 모든 부분을 거울로 채워 넣었다. 단순히 시각적인 단순화를 넘어 더 넓은 시야로 후방을 살펴볼 수 있다.

뒷좌석 유리창 역시 별다른 구분선 없이 하나의 조각으로 제작해 시각적 만족도가 높다.

이런 사소한 섬세함을 제외하더라도 폴스타 2의 외관은 단순함, 즉 미니멀리즘의 극치를 보여준다.

차 전면부의 폴스타 엠블럼은 차 컬러에 맞춰 빚어내 존재감을 감췄다. 다분히 의도적이다.

후면에는 일반적으로 차의 성격(AWD, 하이브리드 등)이 각인돼있는 경우가 많지만 이마저도 허용하지 않는다. 화려함보다는 단순함에 중점을 둔 디자인이다.

▲중앙에 위치한 11.2인치 센터 디스플레이가 눈길을 잡아끈다. (사진제공=폴스타)

실내 역시 미니멀리즘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11.2인치 세로형 중앙 디스플레이는 대부분의 물리적 버튼이 스며들어 조작부를 단순화했다. 디스플레이 크기보다 주변 베젤이 다소 큰 느낌이기는 하다. 아쉽지만 국내 소비자의 선호도가 높은 T-맵이 내장돼 있다는 점으로 위안 삼아야 한다.

디지털 계기반에도 주행가능 거리, 내비게이션, 현재 속도 등 필요한 정보만 단순하게 담았다. 운전대에 심어놓은 조작 버튼 역시 배치와 인터페이스 구성이 깔끔했다.

대시보드와 센터페시아에 은은하게 들어오는 하얀 빛의 앰비언트 라이트는 화려한 색보다 폴스타 2와 잘 어울렸다.

▲화이트톤 징크 컬러의 통풍 시트 및 나파 가죽이 적용돼 깔끔하면서도 미래지향적 인상을 풍긴다. (사진제공=폴스타)

다만 헤드업디스플레이(HUD)가 없다는 점은 아쉬웠다.

1열의 전체적인 공간성은 나쁘지 않지만, 센터페시아의 크기가 다소 큰 느낌이 들어 덩치가 큰 사람이라면 1열에 앉을 때 불편함을 느낄 수도 있다.

2열은 키 175cm인 기자 기준 무릎 거리는 충분했으나 등받이가 다소 서 있는 듯 머리 공간이 부족했다. 일반적으로 전기차에는 없는 2열 센터 터널이 있어 공간이 좁게 느껴졌다. 다만 이곳에는 배터리를 넣어 차체 강성과 배터리 용량을 높였다. 전반적으로 큰 불편함이 없는 실내다.

▲트렁크 용량은 405리터에 달한다. 2열을 폴딩하면 최대 1095리터까지 늘어난다. (이민재 기자 2mj@)

차체 크기는 길이 4605mm, 너비 1860mm, 높이가 1480mm다. 앞뒤 바퀴 중심 사이의 거리인 휠베이스는 2735mm에 달한다. 축간거리만 따져보면 대형차다. 전면부 트렁크(소위 프렁크) 용량은 45ℓ, 후면 트렁크 용량은 405ℓ다. 후면 트렁크는 2열 폴딩 시 최대 1095ℓ까지 늘어난다.

차고 넘치는 주행 성능… 감성을 더하는 오디오와 선루프

▲폴스타 2 (사진제공=폴스타)

기본적인 주행 성능은 전기차답게 시원하다. 듀얼모터는 최고출력 408마력, 최대토크 67.3kgㆍm을 낸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 가속은 4.7초에 끝낸다.

듀얼모터의 뛰어난 주행 성능을 바탕으로 가속 반응도 훌륭했다. 묵직한 무게를 앞세워 시속 100km 이상의 고속에서도 안정성을 꿋꿋하게 지켰다.

회생 제동 단계는 끄기-낮음-표준 3단계로 조절할 수 있다. 단계별 편차가 크다. 이 단계를 더 잘게 쪼갰다면 어땠을까. 내연기관차에 익숙한 운전자라면 회생 제동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

▲별다른 엠블럼조차 허락하지 않은 폴스타 2의 뒷모습. 디자인 자체가 엠블럼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민재 기자 2mj@)

1회 충전 시 주행거리는 시승차인 듀얼모터 기준 334km다. 싱글모터는 417km를 달릴 수 있다고 했다. 듀얼모터 기준 주행거리가 다소 짧게 느껴지지만, 일상적인 시내 주행을 중심으로 운전한다면 크게 부족하지 않은 수치다.

듀얼모터의 전비는 3.8km/kWh이며 실제 주행에서도 이와 비슷한 기록을 뽑아냈다.

가속감, 안정성 등 주행성능은 충분히 만족스러웠지만 다소 아쉬운 것은 지나치게 단단하게 세팅된 듯한 서스펜션이다.

과속 방지턱이나 움푹 파인 도로 등을 넘을 때 충격이 고스란히 차 전체에 퍼졌다. 방지턱이 조금만 높아도 시속 30km대에서도 덜컹하는 느낌이 전해지는 부분은 분명 주행 만족감을 줄이는 요인이었다.

▲시원한 개방감을 주는 파노라믹 글래스 루프. 은은하게 점등되는 폴스타 로고가 인상적이다. (사진제공=폴스타)

주행 성능 외에 하이 퍼포먼스 오디오(플러스 패키지 옵션에서는 하만 카돈 오디오가 달린다)는 고음·저음 등 섬세한 조절이 가능해 듣는 즐거움을 준다. 파노라마 선루프 역시 개방감이 뛰어나 맑은 날보다는 오히려 비가 오는 날, 눈 오는 날, 어두운 밤에 특히 감성을 더했다.

폴스타 2는 가장 이상적인 전기차다.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디자인과 차고 넘치는 주행 성능을 지녔다.

화려함보다는 깔끔함을 추구하고, 실용과 감성을 동시에 잡는 차를 원한다면 여기 폴스타 2가 있다. 수입 전기차 판매 1위를 차지한 배경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당신도 늦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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