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수출 부진 시 경제성장률 1% 초반 예상
“반도체 산업 침체 올해 하반기까지 이어질 듯”
우리나라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하던 반도체의 수출이 예상보다 부진할 경우 올해 국내 경제성장률이 1% 초반까지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반도체 산업에 대한 지원을 통해 단기적으로 국내 경기침체를 막고 장기적으로 미래 국가경쟁력 제고를 도모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5일 대한상공회의소의 SGI 브리프 보고서 ‘반도체 산업의 국내 경제 기여와 미래 발전전략’에 따르면 반도체 수출이 10% 감소하면 국내 경제성장률은 0.64%포인트, 20% 감소하면 1.27%포인트 하락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한국은행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1.7%로 예측했는데, 보고서는 반도체 수출 둔화가 예상보다 커질 경우 올해 국내 경제성장률이 1% 초반까지 하향 조정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3분기부터 시작된 국내 반도체 산업의 경기침체는 올해 하반기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반도체 수출 증가율은 -9.9%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된다. 전년 같은 기간보다 반도체 수출 증가율은 올해 상반기 -16.8%에서 저점을 기록하고 하반기에도 -2.2%로 침체가 이어질 전망이다.
김천구 대한상의 SGI 연구위원은 “과거 정보기술(IT) 버블 붕괴(2001년), 1·2차 치킨게임(2008·2011년) 등의 시기에 국내 반도체 수출 증가율이 40% 이상 급락했다”며 “그동안 반도체 산업은 국내 경제의 연평균 경제성장률(2010∼2022년) 3.0% 중 0.6%포인트를 높이는 데 기여했지만, 올해는 오히려 경제성장률을 끌어내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 전체 수출액은 6839억 달러 규모로, 이중 반도체 수출액은 1292억 달러다. 전체 산업에서 반도체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0년 10.9%에서 작년 18.9%로 증가했다.
특히 보고서는 국내 반도체 산업 침체에 따른 민간투자 축소를 우려했다. 보고서는 반도체 설비투자액이 지난해 54조6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7% 줄어든 데 이어 올해도 51조8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5.1%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보고서는 글로벌 반도체 산업이 빠르게 재편되고 각국이 반도체 산업경쟁력 강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뛰는 상황에서 국내 반도체 산업의 투자 감소는 성장의 손실뿐만 아니라 치열해진 국가 간 기술 경쟁에서 뒤처지는 요소가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김 연구위원은 “기업의 투자 의지를 다시 살리려면 정책의 적시성이 중요하다”며 “정부의 투자세액공제 확대 조치가 국회에서 조속히 입법될 수 있도록 정치권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