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을 다니는 A 부부는 3년 전 13억 원을 주고 주택 한 채를 샀다. 매매 자금은 부부합산 현금 5억 원, 주택담보대출 4억 원, 신용대출 1억5000만 원, 양가 부모님 지원 2억5000만 원이었다.
24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이런 내용의 ‘이 정도면 영끌이야? 사실 살만하거든’이라는 제목의 사연이 올라왔다.
사연에 따르면 A 부부의 합산 세후 소득은 월 850만 원이다. 이 중 매월 원리금으로 460만 원이 나간다. 세부적으로 △주택담보대출 원리금(30년 고정) 180만 원 △ㄱ신용대출 이자 20만 원 △ㄴ신용대출 이자 10만 원 △ㄷ가족 원금 100만 원 △ㄹ가족 원금 150만 원 등이다.
신용대출은 회사복지 대출로 천천히 상환할 예정이고, 가족차입은 양가 부모님께 이자 없이 원금만 갚고 있다고 한다.
글쓴이는 “내가 주변에 영끌이라고 말한 이유는 당시 대출을 풀로 받았고, 퇴직금도 양쪽 다 중간정산을 받았기 때문”이라며 “그래도 모자라는 돈은 양가 부모님께 빌렸지만, 주변 걱정만큼 어렵진 않다”고 했다.
소위 ‘영혼까지 끌어다 쓴 투자’인지 아는 방법은 간단하다.
가계 소득 대비 주거비용이 차지하는 비율을 ‘슈바베 지수’라고 한다. 고소득층일수록 낮고, 저소득층일수록 높다. 이 지수가 25%를 넘으면 빈곤층에 속한다고 본다.
이 부부의 소득은 850만 원으로 원리금 합계 460만 원의 비율은 54%다. 만약 이 부부가 갑작스럽게 홑벌이로 바뀌면 버는 전부를 원리금 갚는 데에만 써야 한다.
슈바베 지수에서 주거비는 집세, 상하수도비, 냉난방비, 주택 유지·수선비, 주택 관리비 등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30만~40만 원 수준의 관리비와 재산세를 합하면 60%에 육박한다. 슈바베 지수가 최근 집값 상승을 반영하지 못했다고 쳐도 54%는 지나치게 높은 것으로 보인다.
미 주택 및 도시 개발부(HUD)는 가구소득 대비 월 주거비용 비율이 30% 이상이면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수 있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