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하이마트·전자랜드 모두 대표 교체 카드로 돌파구
가전양판업계 양대 축인 롯데하이마트와 전자랜드가 지난해 부진한 경영 실적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엔데믹에 따른 가전 구매 수요 감소와 고물가, 고금리에 따른 소비 심리 악화, 이커머스의 급성장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이에 양사는 공교롭게도 모두 대표이사 교체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이들이 올해 난관을 타개하기 위해 추진할 묘수들에 이목이 쏠린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가전양판업계 대표 기업인 롯데하이마트와 전자랜드는 작년에 이어 올해 역시 힘든 한 해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롯데하이마트는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 2조6025억 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2.8% 줄었으며 72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적자전환했다. 증권가에서 예측하는 작년 실적은 매출 3조4082억 원, 영업손실 151억 원이다. 실적 부진 여파로 롯데하이마트는 2020년 3월 이후 지난해 12월 두 번째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전자랜드를 운영하는 에스와이에스리테일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비상장사인 탓에 실적이 공개되지 않고 있으나 지난해 적자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업계는 본다. 앞서 2021년에는 매출 8784억 원, 영업손실 18억 원으로 9년 만에 적자를 내기도 했다.
이에 두 회사는 나란히 대표이사를 교체하며 실적 반등을 꾀하고 있다. 양사 취재 결과 현재 업무 보고와 현황 파악 등을 통해 전략 수립이 한창이다.
롯데하이마트는 작년 연말 인사에서 남창희 전 롯데슈퍼 대표를 새로운 수장으로 선임했다. 남 대표는 1992년 롯데마트에 입사해 2007년 마케팅부문장, 상품총괄부문을 역임했다. 2014년 상품본부장, 2016년 그로서리본부장, 2017년 상품기획(MD)본부장, 고객본부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쳤으며 2020년부터 롯데슈퍼 대표를 수행하다 이번에 롯데하이마트 경영 지휘봉을 잡게 됐다. 회사 측은 30년 이상의 직매입 유통 경험을 바탕으로 수익성 개선과 전자제품 전문 1위 기업의 위상을 공고히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롯데하이마트는 새 전략이 나오기 전까지 우선 점포 효율화를 통한 수익 개선에 집중한다. 2020년 말 448개였던 점포 수는 지난해 3분기 407개로 줄어들었고 연말까지는 395개로 감소시킨다는 계획을 공개하기도 했다. 대신 체험형 매장을 늘려 오프라인 경쟁력을 확보할 방침이다.
전자랜드도 지난해 12월 김찬수 신규사업부문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김 대표는 1986년 삼성전자에 입사해 B2B 영업과 경영 전략 경험을 쌓았다. 2010년 전자랜드로 자리를 옮겨 마케팅팀장으로 시작해, 온라인영업부문장, 상품부문장, 신규사업부문장까지 전자랜드 내부 요직을 두루 경험했다. 전자랜드는 김 대표가 마케팅·경영·영업부문에서 풍부한 경험과 성과를 쌓아온 만큼 엔데믹 이후 변화하고 있는 가전업계 상황에 맞춰 회사를 안정적으로 이끌 것으로 판단한다.
전자랜드는 대략 올해 상품 다각화, 온라인쇼핑몰 강화, 고객 로열티 확보에 주력할 방침이다. 경기불황에 국내외 다수 브랜드의 중저가 상품 도입으로 상품의 다양화를 모색하고 선택의 폭을 넓혀 경쟁력을 키울 계획이다. 또한 온라인에선 가전제품뿐만 아니라 취급 품목과 상품 수를 늘려 소비자들에게 볼거리가 있는 쇼핑몰로 발전시킬 예정이다.
회사 관계자는 “신규 고객뿐만 아니라 기존 고객의 로열티 증진을 위한 다양한 혜택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