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사냥꾼’ 힌덴버그, ‘세계 4위 부호’ 아다니 정조준

입력 2023-01-26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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힌덴버그 “분식회계·주가 조작 저질러”
'수소트럭' 니콜라 사기 의혹 제기해 유명해져
그룹 내 10개 상장사, 시총 총 120억 달러 증발
아다니 회장 재산은 하루 만에 55억 달러 사라져

▲가우탐 아다디 아다니그룹 회장이 2019년 1월 인도 서부 구자라트주 간디나가르에서 열린 제9회 ‘바이브런트 구자라트 글로벌 서밋’ 개회식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간디나가르/AP연합뉴스
전 세계 4위 부호이자 인도 최고 갑부인 가우탐 아다니(60) 아다니그룹 회장이 주가 조작 의혹에 휩싸이게 됐다.

2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공매도 전문 투자 리서치 업체 힌덴버그리서치의 보고서로 인해 이날 아다니그룹 산하 상장사 10곳의 시가총액이 총 120억 달러(약 15조 원) 증발하고 그 여파로 아다니 회장 재산이 55억 달러 넘게 증발했다.

블룸버그억만장자지수에 따르면 아다니 회장은 글로벌 시장 혼란 속에서도 회사 주가 상승에 힘입어 지난해 세계 14위 부호에서 시작해 한때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설립자를 제치고 2위에 올랐으며 최종적으로는 3위로 마무리했다. 올해는 세계 4위 부호 자리에 있다.

힌덴버그는 전날 보고서에서 “아다니그룹이 수십 년 동안 뻔뻔스러운 주가 조작과 회계 부정을 저질렀다”면서 “이 회사의 기업가치 하락에 베팅하는 매도 포지션을 보유 중”이라고 밝혔다. 아다니그룹은 인도 최대 민간 인프라 사업자다. 주요 항구와 공항을 보유하고 있으며 석탄 채굴과 천연가스 유통 사업도 영위하고 있다. 최근에는 미디어와 시멘트 사업에 진출했다.

힌덴버그는 아다니그룹이 테슬라나 아마존 등 다른 글로벌 기업보다 부채가 많은 상황에서도 주가 측면에서 높은 밸류에이션을 유지하는데 물음표를 던졌다. 보고서는 “통상 인프라 기업은 성장률이 높지 않은데, 아다니그룹 산하 상장사들의 밸류에이션은 버블 우려가 큰 고성장 기술주와 비슷하다”면서 “펀더멘털(기초 여건)과 동종 업계 경쟁사 주가를 고려하면 주가가 85% 이상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다니그룹은 “근거 없고, 선택적으로 잘못된 정보를 악의적으로 조합한 것”이라고 반발했다.

힌덴버그를 설립한 네이트 앤더슨은 최근 몇 년간 고평가되고 재무 측면에서 문제가 있는 기업들을 지목해 주목을 받았다. 수소트럭 회사 니콜라가 대표적인 사례다. 힌덴버그는 2020년 ‘제2의 테슬라’로 주목받던 니콜라가 사기를 저질렀다고 주장하는 보고서를 내놓았다. 그 결과 주가가 폭락하고 창업자도 결국 사기죄로 유죄 평결을 받았다.

이번 보고서는 그룹 내 주력사인 아다니엔터프라이즈의 유상증자를 앞둔 가운데 나왔다. 이 회사는 27일 유상증자를 통해 25억 달러의 자금을 조달할 예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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