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IT업계, 감원 물결…스타트업에는 기회

입력 2023-01-29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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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미국 IT업계 감원 규모 11만 명
전년 대비 13배 급증...새해에도 이미 5만명 넘어
스타트업 입장선 수많은 인재가 시장 나온 셈
새로운 사업 부흥시킬 기회 될 수도

▲미국 IT 기업 해고 인원 추이. 단위 만명. ※2022년 전체 11만 명. 23년 1월 5만 명 이상. 출처 니혼게이자이신문
지난해 시작된 미국 IT 업계의 감원 물결이 새해에 더 거세지고 있다. 그러나 이는 단순한 대해고 위기가 아닌 스타트업들이 인재를 확보할 기회일 수 있다고 29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분석했다.

미국 고용 정보 사이트 레이오프가 집계한 지난해 미국 IT 업계 감원 계획 규모는 총 11만 명으로 전년 대비 13배나 폭증했다. 계속된 비용 삭감 압박에 새해에도 감원 규모는 이미 5만 명을 넘어섰다.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정리해고를 단행한 구글 모회사 알파벳이 2차 감원을 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알파벳은 20일 전체 직원의 약 6%에 달하는 1만2000명 감원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애초 회사가 계획한 감원 규모가 20%였기 때문에 2차 정리해고로 기존 계획에 맞게 인력을 더 줄일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다만 IT 업계 전체적으로는 인재 수요가 여전히 강하다. 닛케이가 미국 고용 통계를 분석한 결과 IT 부문 신규 고용자 수에서 이직자 수를 뺀 업계 유입자 수는 지난해 후반부터 매월 1만 명 이상이다.

급여도 수요의 힘을 보여준다. 데이터프로세스 기업의 지난해 평균 주급은 전년 대비 17% 올랐고, 프로그래밍 기업은 12% 상승해 민간기업 평균 인상률인 7%를 웃돌았다. 미국 인력서비스업체 집리크루터에 따르면 IT 기업에서 해고된 사람의 약 80%가 3개월 이내에 재취업에 성공했다.

특히 스타트업들이 적극적으로 고용에 나서면서 ‘인재 순환’이 새로운 혁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도 커지고 있다고 닛케이는 진단했다.

2000년 IT 버블 붕괴 때에도 대기업을 떠난 IT 기술자들이 스타트업으로 자리를 옮겨 성장을 이끈 바 있다. 매거릿 오마라 워싱턴대 교수는 “IT 버블 붕괴 당시 아직 신예 기업이었던 구글은 대기업에서 해고된 엔지니어들을 대량 채용해 성장 발판을 다질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엔 우버와 같은 공유경제 기업이 대두했듯, IT산업이 흔들리는 지금도 이 같은 순환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전 구글 직원들이 모인 커뮤니티 ‘Xoogler.co’ 창립자인 크리스토퍼 폰도 “우리는 IT 거대 기업이 아닌 스타트업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기술 인재들의 재취업 분야는 IT업계에 그치지 않는다. 집리크루터는 “해고된 기술 인재들의 재취업 분야에서 소매나 금융, 헬스케어 등도 약 30%를 차지한다”고 밝혔다.

환경 분야 채용을 지원하는 클라이밋드래프트 등은 23일 해고된 IT 인재들을 겨냥해 채용 박람회를 열었다. 460개사가 넘는 스타트업이 박람회 웹사이트에 구인 정보를 게재했다. 이들은 “탄소중립은 100조 달러 이상이 필요한 거대한 프로젝트”라며 500명 가까이 모인 기술 인재들을 향해 “인류를 위한 변화의 바람에 올라타라”고 호소했다.

거대 IT 기업의 기세가 기울면서 새로운 성장 분야에서 인재 확보 경쟁이 시작되고 있다고 닛케이는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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